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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인하 출혈 경쟁, 키움증권 점유율 1위 수익 9위

금감원 "주식거래 수수료 바닥이지만 인위적 인상 없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국내에서 영업 중인 62개 증권사 가운데 주식거래 시장점유율이 2% 미만인 증권사가 무려 48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주식거래 시장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한 키움증권도 수수료 수익에서는 9위를 차지하는데 그쳐 증권사들의 수수료 인하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출혈 경쟁으로 수익이 줄어들자 수수료 현실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지만 금융당국은 인위적인 수수료 인상을 유도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23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주식 거래대금 3천243조2천129억원 가운데 키움증권이 중개한 금액이 486조7천925억원으로 15.0%를 점유하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미래에셋증권(7.0%), 신한금융투자(6.3%), 한국투자증권(5.7%), 우리투자증권(5.5%), 삼성증권(5.2%), 대우증권(4.9%), 동양증권(4.6%), 현대증권(4.0%), 하나대투증권(3.3%), 대신증권(3.1%) 등의 순으로 시장점유율이 높았다.

또 외국계인 크레디트스위스(2.4%) 및 모간스탠리(2.2%)와 한화투자증권(2.0%)도 시장점유율이 2%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체 증권사 62곳 중 이들 14곳을 제외한 48곳은 시장점유율이 2% 미만이다. 시장점유율이 1%대인 곳이 11곳이고 나머지 37곳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RBS증권과 KIDB채권중개 2곳은 주식 거래 중개가 아예 없다. 증권사 중에는 채권,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에 더 의존하는 곳들도 있다.

키움증권이 주식 거래대금으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은 업계 최저 수수료율 덕분이다.

이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거래금액 100만원당 수수료는 불과 150원이다. 2위인 미래에셋증권도 주식 거래대금 100만원당 수수료가 HTS는 290원, 스마트폰은 150원으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대형 증권사들의 HTS 수수료가 거래금액 100만원당 보통 2천∼3천원 선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금액이다.

이 때문에 작년 키움증권은 주식 거래대금이 시장점유율 15.0%로 1위를 차지했지만 수수료 수익은 918억원으로 전체의 3.0%에 그치며 9위에 그쳤다. 미래에셋증권도 시장점유율은 7.0%지만 수수료 수익은 2.6%(781억원)였다.

증권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수수료 인하 경쟁을 벌이자 투자자들이 수수료가 조금이라도 더 싼 곳으로 몰린 것이다.

증권사들은 고액 자산가, 법인에게는 경쟁적으로 수수료를 더 깎아준다. 약정 기간, 수익 기여도 등을 고려해 증권사와 투자자가 협의해 수수료를 정한다.

키움증권은 기본 수수료율이 업계 최저인 0.015%지만 1천억원 이상 계좌 고객에게는 최저 0.011%까지 낮춰준다. 선물·옵션 거래 때도 수수료는 인하된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저가 출혈 경쟁으로 수수료가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 상황에서 주식거래 부진까지 겹치자 증권사들의 수익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일각에서는 수수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지만 증권사들의 지나친 경쟁으로 생긴 틈을 투자자 주머니를 털어 메우는 것은 문제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수료가 바닥까지 내려왔지만 인위적으로 올릴 순 없다"면서 수수료 인상 유도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그러나 투자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상담서비스나 조사분석자료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 현실화 유도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k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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