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구미·군산.. 지방경제 축이 흔들린다
올해 공단 가동 40년을 맞은 한국의 대표적 국가산업단지인 경북 구미(龜尾)공단 한복판엔 6만5000㎡의 부지가 철조망이 쳐진 채 3년째 텅 비어 있다. 2010년 TV 브라운관 부품을 생산하는 한국전기초자가 공장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철조망엔 '공장 매매 임대, 즉시 입주'라고 적힌 플래카드만 펄럭이고 있었다. 구미공단 수출액은 2007년(350억달러)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에 접어들었고, 이후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회복을 못하고 고전 중이다.
한국 산업화의 심장부 역할을 하던 구미(경북)·창원(경남) 등 동남부 산업벨트의 활력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수출 지향적 대기업은 해외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고 내수 기반인 중소기업마저 고임금, 인력난으로 고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신흥 산업단지로 떠오른 전북 군산과 전남 영암군 대불산업단지도 공장들이 기계 엔진을 하나둘씩 끄면서 가동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국내에는 월 생산액 1000억원을 넘는 대형 산업단지가 26곳이 있고, 이 중 서울 등 수도권을 뺀 지방에 20곳이 있다. 지방 산업단지 20곳 중 지난 3월 가동률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떨어진 곳도 13개 단지에 달했다. 지방 경제의 거점인 대형 공단들이 신음하고 있다는 징표다. 특히 최대 산업단지인 울산(蔚山)산단은 현대자동차 주말 특근 거부 등의 이유로 올 1분기 생산액이 4.5%(1조7000억원)나 줄었다. 반면 서울·인천·경기 지역 6개 산업단지 가운데 생산액이 줄어든 곳은 시화공단 1개에 그쳤다. 수도권과 지방 간 공단 활력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한국 중공업·기계산업의 메카인 경남 창원(昌原)국가산업단지는 요즘 유동성 위기를 겪는 STX조선해양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협력업체 1400여개 가운데 납품 대금을 2~3개월 동안 받지 못해 감원(減員)과 휴업(休業)을 단행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STX와 협력업체 임직원은 6만여명에 달한다.
서해안 벨트의 거점인 전북 군산(群山)국가산업단지도 반(半)개점휴업 상태다. 2011년 6월 95%까지 치솟았던 가동률은 지난 4월 69%로 떨어졌다. 한때 8000억원에 육박하던 월 생산액도 지난 4월엔 48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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