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배불리GO.. 가계는 쪼들리GO

입력 2013. 1. 14. 19:54 수정 2013. 1. 14. 23:2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GNI중 가계·기업소득 불균형 심화경제성장 과실 기업에만 쏠려가계소득 GNI 증가율에도 미달기업이익 가계 분배 안된 탓

[세계일보]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과실이 가계에 제대로 돌아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소득 증가율은 언제나 국민총소득(GNI) 증가율보다 낮았고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추세다.

반면 기업소득 증가율은 GNI 증가율을 웃돌며 점점 격차를 벌리고 있다. 경제성장의 과실이 기업으로 쏠리고 가계로 분배되는 몫은 줄어드는 현상이 지속되는 것이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소득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1991∼2011년 가계소득 증가율은 연평균 8.5%로 GNI 증가율 9.3%보다 0.8%포인트 낮았다. 이에 반해 지난 20년간 기업소득 증가율은 연평균 11.4%로 GNI 증가율보다 2.1%포인트 높았다.

이런 현상은 점점 심해지는 흐름이다. 1991∼95년 -0.3%포인트였던 가계소득 증가율과 GNI 증가율 격차는 2006∼2011년 -1.2%포인트로 더욱 벌어졌다. 기업소득 증가율과 GNI 증가율 격차도 1991∼95년 0.8%포인트에서 2006∼2011년 3.5%포인트로 확 벌어졌다. 그 결과 GNI 중 가계소득 비중은 1990년 71.5%에서 2011년 61.6%로 9.9%포인트 추락했다. 반면 기업소득 비중은 16.1%에서 24.1%로 8%포인트 높아졌다.

선진국들도 가계소득 비중이 낮아지는 흐름이기는 하지만 우리처럼 급락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같은 기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평균 4.1%포인트(73.1%→69.0%)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한국 가계의 하락률이 회원국 평균보다 두배 더 큰 것이다.

GNI 대비 가계소득 비중(2011년 기준)의 경우 한국(61.6%)은 선진국에 한참 못 미쳤다. 독일(76.7%), 미국(76.4%), 프랑스(73.2%)는 우리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보고서를 발표한 김영태 경제통계국 팀장은 이 같은 현상을 기업이익이 가계로 적절히 분배되지 않은 결과로 분석했다. 실제로 2001∼2011년 기업소득은 연평균 10.5% 불었지만 가계 임금은 연 7.2% 증가에 그쳤다. 이는 기업의 성장세에 견줘 고용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같은 기간 제조업 실질 부가가치가 연평균 6.4% 증가했는데도 취업자 수는 오히려 연평균 0.2%씩 줄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자영업자의 영업 부진, 10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도소매·음식숙박업에서 경쟁이 심화하며 1990년대 10.2%에 달하던 자영업자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2000년대 들어 1.5%로 급락했다.

김 팀장은 "가계소득 증가 둔화는 내수 기반을 악화시키고 설비투자를 떨어뜨릴 개연성이 크다"면서 "소득 확대→소비 증가→고용 창출→인적자본 축적→성장 지속→소득 확대의 선순환을 살리고 내수·수출 균형성장 모형으로 전환하려면 고용창출 등 가계소득 둔화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Segye.com 인기뉴스]

▶ 바로가기[ 사람을 만나다-스마트피플 ] [ 지구촌 별별뉴스 ][ 세계일보 모바일웹 ] [ 무기이야기-밀리터리S ]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세계일보 & 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