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밀가루값 기습 인상..식품가 인상, 신호탄 올렸나

이인준 2012. 12. 2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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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20일 대선 직후 식품 가격 인상 소식이 봇물 터졌다.

이날 서민 대표 소주인 '참이슬'이 4년만에 가격 인상을 발표한 데 이어, 제분업체 동아원도 밀가루 가격을 인상했다.

선거에 온정신이 쏠린 틈을 타 인상 계획을 세우고 선거 결과가 나오자마자 인상안을 기습 발표한 셈이다. 연말을 앞두고 이들 품목이 가격 인상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식품 가격 인상 대란 우려가 커졌다.

◇서민의 술, 소주 '참이슬' 가격 인상…8.19%↑

이날 하이트진로는 22일부터 참이슬과 참이슬 클래식의 출고가격을 8.19% 인상한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가격을 인상한 것은 2008년 이후 4년만이다.

참이슬 병(360㎖) 기준 출고가격이 888.90원에서 72.80원 오른 961.70원으로 오른다.

소주는 그동안 맥주, 위스키 등이 줄줄이 가격 인상 대열을 이뤘지만 여기에 합류하지 못했다. 워낙 서민 대표 품목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1위 제품이 먼저 가격 인상안을 확정짓고 보니 다른 소주 생산업체도 자연스럽게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 성이 높아졌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년간 누적된 생산비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소주의 원료인 주정가격이 5.82% 상승하면서 소주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원가절감과 내부흡수 등을 통해 인상률을 최소화해왔지만 그동안 원가상승 요인이 누적됐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그동안 소주 업계는 인상 시기만 저울질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 4년간 소주의 원료비, 포장재료비, 물류비가 17.35% 인상됐고 소비자물가지수도 11.40% 올랐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 2위 소주 '처음처럼'의 생산업체인 롯데주류는 아직 인상 시기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한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며 "아직까지는 가격 인상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동아원, 밀가루 평균 8.75% 인상…가격 인상 도미노 예고

제분업체인 동아원도 대선 다음날 바로 가격 인상안을 발표했다.

동아원은 21일부터 밀가루 출고가를 평균 8.7% 인상한다. 업소용 포장제품 1포대(20㎏) 기준 중력분 1등급은 1만6600원에서 1만8150원으로, 박력분 1등급은 1만5850원에서 1만 7330원으로 각각 9.3% 인상된다. 제빵에 사용하는 밀가루인 강력분 1등급은 1만8250원에서 1만9390원으로 6.2% 오른다.

업계에 따르면 밀가루는 어떤 것보다 가격 인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던 품목이다.

올 7월 국제 곡물가 불안으로 밀을 포함한 곡물가가 급등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 발생하면서 국내 밀가루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통상 국제 곡물시장이 4~5개월전 거래하는 선물시장의 성격이다보니 지난 6월 이전 구입한 밀이 11월말 소진되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동아원 관계자는 "올 초 서민물가 안정에 동참하기 위해 밀가루 가격을 인하했지만 지난 6월 전에 수입한 밀 재고량이 이달 중 떨어진 탓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다른 제분업체들도 재고 소진 사태를 맞은 상황이다보니 머지 않아 가격 인상 발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가격을 인상해야한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밀가루는 다른 산업에 미치는 여파가 크다는 점에서 가격 인상 도미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밀가루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빵, 과자, 라면 등의 제품도 연쇄적으로 가격 상승 압박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아원 관계자는 "밀가루 가격이 소비자 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0.1%정도"라며 "밀가루 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주장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식품업계, 줄줄이 가격 인상 합류할 듯

현재 일부기업은 가격 인상 계획을 세우고 인상폭을 놓고 마트 등과 조율 중이다.

풀무원도 지난 6일부터 두부와 콩나물 제품의 가격을 각각 평균 7~8%, 9~10%씩 인상하는 계획을 세우고 마트 등과 조율 중이다.

CJ제일제당도 이달 초 대형마트에 양념류 13종, 식용유 6종, 물엿 3종 등 가공식품 22개 제품의 가격을 8∼10%, 두부와 콩나물 등 신선식품 25개 제품의 가격을 약 10% 올리겠다고 통보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아직 가격 인상폭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10% 이내에서 가격 인상 폭이 결정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른 업체들도 조만간 가격 인상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번 가격 인상이 시작되면 봇물 터지듯 다른 제품으로 전파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지난 7월 CJ제일제당이 즉석밥 '햇반'의 가격을 인상하자 다수의 식품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햇반 가격 인상 소식에 동원F&B, 사조, 오뚜기 등은 참치캔을, 삼양식품과 팔도는 라면을, 롯데제과와 크라운해태제과, 오리온, 농심 등은 과자를 각각 인상했다.

또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맥주 가격을 인상하고 코카콜라와 롯데칠성이 음료 가격을 인상하는 등 지난 3분기 가격 인상 도미노가 일어났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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