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10곳 중 1곳 100원 벌어 1662원 이자 낸다

입력 2012. 10. 28. 19:01 수정 2012. 10. 2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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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전체 기업 4곳 중 1곳 정도는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못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체 10곳 중 1곳꼴로 영업으로 100원을 벌어 금융권에 1662원의 이자를 내야 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제조업체의 36.7%, 비제조업체의 34.0%는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보다 앞으로 금융권에 갚아야 하는 이자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1739개(상장 1549개, 비상장 190개) 기업의 '현금흐름 이자보상비율'을 조사한 결과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의 현금 관련 영업이익으로 기존 이자를 얼마나 갚을 수 있는지 따진 수치다. 이 수치가 100%면 현금 이익과 이자비용이 같다는 것을, 100% 미만이면 현금 이익으로 이자마저 충당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금흐름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순유출기업'만 놓고 보면 유동성 위기가 더욱 선명히 드러난다. 제조업 순유출기업 중 중위업체(표본의 중간)의 현금흐름 이자보상비율은 -555%로 집계됐다. 하위 25%(전체 제조업체의 9.2%)의 현금흐름 이자보상비율은 무려 -1562%였다. 영업으로 현금 100원을 벌어올 때마다 이자로만 1662원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다.

비제조업의 유동성 상태는 더 나쁘다. 비제조업 순유출기업 중 중위업체의 현금흐름 이자보상비율은 -437%였지만 하위 25%(전체 비제조업체의 8.5%)는 -2240%로 집계됐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지표도 지난 5월부터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한은이 매달 조사·발표하는 기업경기 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제조업의 매출 BSI는 올해 5월 96에서 지난달 81로 곤두박질쳤다. 매출 BSI가 100 미만이면 해당 월의 매출이 지난달보다 나빠졌다고 답한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비제조업의 매출 BSI도 같은 기간 90에서 81로 추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유동성의 척도인 현금흐름 이자보상비율이나 심리지표인 BSI를 수익성의 지표로 곧장 연관짓긴 힘들지만 기업의 경영 사정이 악화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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