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6시30분 출근 한달째.. 직원들 엇갈린 반응
삼성 임원들의 '자발적인' 오전 6시30분 조기출근 관행이 한 달째 이어지면서 삼성 안팎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비상경영에 준하는 엄중한 시기에 긴장감을 높인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피로감'이 쌓인다는 견해도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 임원들의 조기출근 문화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직원들 사이에 점차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임원들의 조기출근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월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생각보다 (유럽 경제가)심각하다"고 밝힌 뒤 곧바로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장에 '실전형' 경영자인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을 전격 임명하면서 시작됐다.
이 회장의 출근시간이 오전 7시쯤에서 6시로 대폭 앞당겨지자 최지성 실장을 비롯한 미래전략실 임원들도 출근시간이 6시30분으로 빨라졌고, 이런 관행이 전 계열사 임원들로 확산된 것이다.
조기출근 한 달가량이 지난 지금, 삼성 임원들의 생활 패턴은 달라졌다. 일단 조기출근 시간으로 아침시간 활용도가 향상됐고, 퇴근 후 술자리 문화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계열사의 한 임원은 "임원들끼리 그날의 일정이나 업무 스케줄에 대해 조율하거나 협의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시간 활용이 가능해졌다"며 "무엇보다 업무 긴장도가 높아졌다는 게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건 임원들의 생각"이라는 푸념도 직원들 사이에서 들린다. 요즘 같은 세상에 '몸을 혹사하는 방법'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생각은 '창의성' 떨어지는 발상이라는 것이다. 한 직원은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경영이 어렵다고 조기출근한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조기출근하면 퇴근시간도 철저히 보장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차라리 '7·4제(오전 7시 출근, 오후 4시 퇴근)'를 공식적으로 부활시키는 것이 낫지 않으냐"는 반응도 나온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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