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에 몰린 가계'.. 파산신청 급증

이민종기자 2012. 7. 2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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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7만6000건 육박.. 워크아웃도 계속 늘어

출판인쇄업을 하던 P(44)씨는 최근 깊은 절망에 빠져 있다. 4927만 원에 달하는 빚을 갚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은행 4곳, 저축은행 2곳, 대부업체 1곳에서 빌린 원금 4438만 원에 이자가 489만 원에 달한다. 부족한 자금을 빌렸는데 경기침체로 영업이 원활치 않아 결국 폐업을 했다. 신용카드로 회전대출(카드 돌려막기)을 했지만 결국 채무를 더 이상 갚을 수 없는 상태로 몰렸다. 취업을 해 일은 하고 있지만 월 200만 원의 소득으로 가족 3명을 부양하고 빚까지 상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912조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에, 경기침체로 소득이 줄면서 벼랑 끝으로 몰리는 가계가 늘고 있다. 올들어 개인파산·개인채무회생자수는 벌써 7만6000여 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개인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도 계속 늘고 있는 실정이다.

25일 대법원과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올 1~6월 개인파산 신청은 3만1848건, 개인채무회생은 4만4382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재정적 어려움으로 파탄에 직면한 개인채무자의 채무를 법원이 강제로 재조정해 파산을 구제하는 개인채무회생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2만8071건에 그쳤다.

개인채무회생을 맡고 있는 S법무법인 관계자는 "예년과 비교해 개인채무회생과 파산 절차를 문의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올들어 1~5월 기간 신복위에 접수된 워크아웃 신청자도 3만8285명으로 집계됐다. 이런 현상은 경기악화로 기업과 가계 자금난이 심화돼 도산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 출생)세대의 대거 진입으로 자영업 시장마저 포화상태로 치달아 휴·폐업을 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가 부진하면 아무래도 자영업자들이 제일 먼저 충격을 받게 된다"면서 "하반기와 내년에도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파산이나 채무회생신청, 워크아웃신청자들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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