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맥경화' 2008년 금융위기보다 심각

변명섭 2012. 7. 15.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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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불안ㆍ저성장 우려 겹쳐 증시거래대금 `반토막'

통화승수 10년來 최저, 예금회전율 2008년 금융위기 수준

(서울=연합뉴스) 김재홍 변명섭 한지훈 기자 = 통화정책당국이 금리인하와 국공채 매입 등을 통해 자본시장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돈은 돌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원통화의 통화창출력을 의미하는 통화승수가 최근 10년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진데다 증시의 최근 거래대금도 올해 최고치와 비교할 때 반 토막 수준으로 위축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했지만 경기부양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지 못한다면 그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15일 한국은행과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광의통화(M2)에서 본원통화를 나눈 통화승수는 지난 5월 21.9로, 2000년대 들어 최저수준으로 추락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전 세계가 정책공조에 나서 신용경색을 완화를 모색했던 2008년 당시의 통화승수인 26.2와 비교하면 4.3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통화승수는 2008년을 고비로 2009년 24.4, 2010년 24.3, 2011년 22.7로 해를 거듭할수록 하향 추세를 드러냈다.

이는 그만큼 돈이 도는 속도가 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본원통화가 늘면 시중은행 대출 증가→통화량 확대, 금리 하락→소비ㆍ투자 진작 등의 과정을 통해 실물경제 부양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현실에선 들어맞지 않았다는 방증인 셈이다.

주식시장에서도 대외경제 불안의 여파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자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3조8천12억원으로 4조원을 밑돌았다. 거래대금이 4조원을 밑돈 것은 2007년 3월 이래로 5년4개월 만에 처음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고 볼 수 있다.

주식에 투자하려고 증권사에 맡겨놓은 돈인 투자자 예탁금은 올해 1월말 20조원을 훌쩍 넘었으나 지난 11일 기준으로 16조5천767억원까지 줄었다.

대신 투자자들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머니마켓펀드(MMF) 등 증시 주변의 단기자금으로 묶어두고 있다. MMF 설정액은 작년 말 53조1천267억원에서 지난 11일 현재 72조9천345억원으로 40% 가까이 급증했다. 투자대상을 찾지 못해 증시주변을 마냥 떠도는 것이다.

이런 자금 경색 조짐은 예금은행 회전율에서도 감지됐다.

금융기관의 예금지급액을 평균 예치잔액으로 나눈 예금은행 예금회전율은 지난 5월 기준으로 4.0회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8년 8월 수준과 같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회전율이 잠시 높아지며 2009년 12월에 5.1회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4월에 3.9회까지 급락하는 등 회전율이 다시 크게 떨어졌다.

예금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예금에서 빼가는 돈이 적어 시중에 자금이 원활하게 풀리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유동성 폭탄'에 비유될 정도로 막대한 돈이 풀렸지만 기업투자 유인감소,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둔화, 은행 대출 기피 등 때문이다.

양적완화로 공급된 대부분 자금은 지급준비금 확충이나 단기예금 재예치 등으로 중앙은행으로 다시 몰리는 현상과도 무관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IBK투자증권 김순영 연구원은 "주식시장 거래량이 줄고 단기자금 쪽으로 돈이 몰렸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불안하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손해를 좀 보더라도 주식보다는 채권에 투자하는 쪽을 택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앞으로 경기를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라 기업이 투자에 나서는 대신 부채를 줄이는데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계도 마찬가지다. 이런 현상이 지속하는 한 통화공급 확대가 곧 경기진작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본원통화는 보통 한국은행의 화폐 발행물량과 지급준비금을 합한 것이다. M2는 민간보유현금, 은행 요구불예금, 은행 저축예금, 수시입출식예금(MMDA), 투신사 머니마켓펀드(MMF),정기 예.적금 및 부금, 거주자외화예금, 시장형 금융상품, 실적배당형 금융상품, 금융채, 발행어음, 신탁형 증권저축 등 합친 것으로 시중 통화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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