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짜리 USB로 빼돌린 수조원대 핵심기술

김아람 2012. 6. 2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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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신발 등에 숨겨 유출..이미 경쟁업체에 넘어간듯 '종이 한장 못 빼낸다'더니 보안망 허점

지갑ㆍ신발 등에 숨겨 유출…이미 경쟁업체에 넘어간듯

'종이 한장 못 빼낸다'더니 보안망 허점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삼성과 LG가 각각 1조원 넘는 거액을 투자해 개발한 아몰레드(AM-OLED·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 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는 데는 시중에서 채 1만원도 하지 않는 4GB짜리 USB 메모리 하나로 충분했다.

이스라엘의 디스플레이 패널 검사장비 납품업체인 O사의 한국지사 직원들은 삼성과 LG의 아몰레드 패널 회로도 전체를 몰래 촬영해 USB에 담아 빼낸 뒤 이스라엘 본사와 홍콩법인, 중국과 대만의 경쟁업체 담당자 등에게 넘겼다.

검찰은 O사의 주요 고객이 삼성, LG의 경쟁업체인 중국 BOE와 CSOT, 대만의 AUO사 등인 점을 고려할 때 유출된 아몰레드 회로도가 이미 경쟁업체에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유출된 기술은 현재까지 개발된 디스플레이 기술 중 가장 앞선 것이지만 이를 빼내가는 데는 가장 단순한 수법이 동원됐다.

O사 직원들은 자신들이 납품한 장비로 개발 중인 아몰레드 패널의 불량을 점검하는 도중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점검장비의 카메라로 회로도 사진을 찍었고 이를 USB 메모리에 옮겨 담은 뒤 공장을 빠져나왔다.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USB 메모리는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이었다.

이들은 회로도 사진이 저장된 USB를 지갑이나 신발 속에 숨기거나 허리 벨트의 금속 부분 뒤에 숨겨 외부로 유출했지만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았다.

이들은 아몰레드 패널 생산현장에서 검사장비를 점검하면서 패널의 레이어별 실물 회로도 및 구조를 낱낱이 촬영할 수 있었다.

삼성과 LG는 '공장 내부에서 외부로 종이 한 장 가지고 나갈 수 없다'며 철벽보안을 자신했지만 실상은 허점투성이였던 것이다.

더구나 구속된 O사 직원 중 한 명은 세계 각국의 기술정보 수집을 위해 설립된 O사의 홍콩법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음에도 정작 삼성과 LG는 홍콩법인의 존재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 LG디스플레이는 검찰이 O사의 한국지사를 압수수색한 이후에야 아몰레드 기술이 유출된 사실을 알아차리고는 뒤늦게 보안 강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아몰레드 패널 기술은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첨단 국가핵심 산업기술로 지정돼 있다"며 "사실상 양사의 보안이 허술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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