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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현수기자][자영업단체, 7월 1일부터 롯데카드 결제거부 선언…"명분은 있지만 과연?"]

자영업 단체들이 또 다시 신용카드 결제거부 '카드'를 꺼내들었다. 매번 이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대동소이하다. "대형가맹점에 유리하게 책정된 카드 수수료율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단체행동에 나서며 카드사들을 압박하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카드 수수료율 개편을 예고한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 입법과 시행을 앞두고 단체행동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성과도 있었다. 카드사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유권자시민행동은 오는 7월 1일부터 롯데카드에 대한 결제거부에 나서기로 했다. 롯데카드가 최근 롯데 계열의 회원제 유통점인 빅마켓과 독점 계약을 체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롯데카드가 계열사인 빅마켓에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율을 책정했다는 것이다.

오호석 유권자시민행동 대표는 "대형 가맹점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임에도 롯데카드가 빅마켓과 1.5% 이하의 낮은 수수료율로 가맹점 계약을 체결한 것은 문제"라며 "정부 차원의 수수료율 인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카드는 수수료율이 1.5~1.7%에서 적용될 예정이라며 과도하게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자영업 단체들이 단체행동을 예고한 것은 올해 들어서만 공식, 비공식적으로 5번째다. 주로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가 주도했다. 숙박업 및 유흥음식업종 중심으로 구성된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는 지난 2월 업계 1위인 신한카드에 대한 결제거부 운동을 추진했다. 당시는 여전법 개정안 통과를 앞둔 시점이었다. 일종의 압박 카드였다.

여전법이 통과된 3월에도 카드 결제거부 운동에 나섰다. 대상은 삼성카드였다. 삼성카드가 코스트코와 0.7%의 낮은 수수료율로 계약을 체결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를 고치지 않을 경우 4월 1일부터 결제거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카드는 결국 자영업자들을 위한 제휴카드 등을 만들어주는 조건으로 결제거부 운동을 풀었다.

슈퍼마켓과 주유소 등으로 구성된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역시 카드 결제거부 운동에 꾸준히 동참했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는 지난 2월 대기업 계열의 삼성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중 1곳을 대상으로 결제거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4월 말에는 롯데카드에 대한 비공식 압박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처럼 자영업단체들이 유행처럼 카드 결제거부 운동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로 결제거부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A카드사의 고위 임원은 "자영업 단체들이 실제로 행동에 나서더라도 당장 해당 카드로 결제하려는 고객이 있다면 가맹점에서 이를 거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자영업 단체의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자영업 단체들의 '정치적 행보'로 풀이하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 19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자영업자 단체들을 위한 지원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지난달 말 발의된 '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의 경우 정부가 소상공인 조합·단체와 수의계약을 하고 이들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을 낮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서 있는 상황에서 자영업 단체들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실제 성사되지도 않는 결제거부 운동이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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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현수기자 gustn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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