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성남 판교 금싸라기 땅에 유령 아파트(?)

김양수 2012. 3. 7.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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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사업 지연으로 주변상가도 쑥대밭, 상인들 적자로 파산지경

[CBS 김양수 기자]

6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신도시 백현마을의 한 아파트 단지 주변.

스산함이 느껴지는 봄 날씨에 도심 한복판인데도 상가들은 이미 철시를 했거나 비어 있고 거리에도 인적이 끊겨 적막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텅빈 아파트 단지 입구에는 쇠파이프와 플라스틱 등으로 엮은 바리케이드가 세워져 있었다.

특히 팻말에 쓰여진 출입금지라는 빨간 글씨가 철거를 앞둔 재개발지구를 연상시켰다.

도무지 '판교 로또'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부동산 광풍의 진원지였다고 믿겨지지 않는 풍경이었다.

20~30분만에 오가는 버스도 이 곳 버스정류장을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고, 단지내 초등학교는 물론 주변상가들도 쑥대밭인 상태였다.

판교신도시 백현마을 3·4단지인 이곳은 무려 4년째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유령도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2009년 12월 성남시 재개발사업지구의 주민 이중용으로 국민임대아파트 3천696가구를 지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한 사업자 선정 지연과 주민들과의 보상협의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으면서 수도권 전세대란 속에서도 유령도시로 방치되고 있었다.

성남시와 LH는 지난 2007년 신흥동, 중동, 금광동 일원의 구시가지를 재개발하기로 하고 2008년 12월 사업계획을 승인받았다.

국토해양부는 이에 따라 이 지역의 재개발사업이 완료될 때까지 사업지 주민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임시 이주단지로 백현마을 3·4단지에 아파트를 건설했다.

아파트는 예정대로 지어졌으나 경기침체로 사업자가 선정되지 못해 4년 이상 사람이 살지 못하고 있다.

LH의 사업지연으로 인한 공동화로 인근 주민들은 물론 3천여 가구의 입주를 기대하고 자리를 잡은 상인들이 엉뚱하게도 유탄을 맞고 있다.

인근 상인들은 판교신도시의 발전 가능성을 믿고 3.3㎡ 3천만 원을 호가하는 상가를 매입하거나 임대했으나 벌기는 커녕 쌓이는 이자에 빈털터리가 되기 일보직전이다.

단지안의 24학급 규모의 화랑초등학교도 아파트 입주에 맞춰 지난 2010년 2월에 개교했으나 학생이 없어 매달 700여만 원의 운영비만 축내고 있는 상황이다.

인근 부동산 업체 A(52)씨는 "호황기에는 아파트 가격이 3.3㎡당 3천만 원에 육박했고 현재에도 2천만 원 대를 형성하고 있는 금싸라기 같은 땅에 주택을 지어 놓고 놀리니 이해가 안된다"면서 "인근에 판교테크노벨리도 입주해 주택수요가 넘쳐나지만 집이 없어 광주나 오포에서 집을 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식당 주인 B(32·여)씨는 "월 300만 원에 이르는 임대료는 고사하고 전기세, 수도세, 재료비 등 유지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문을 닫고 월세만 내는 곳도 즐비하다"며 " LH를 더 이상 믿을 수도 없고, 버틸 돈도 없어 거리에 나 앉을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LH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기침체와 보상협의 지연으로 LH의 피해도 막심하다"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개발지구 주민들과 오는 4월부터 사업자를 선정하고 유찰될 경우 하반기에는 일반분양을 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ys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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