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쉽니다" 근로 의욕 상실 2030세대 '무위도식' 55만명 돌파

2012. 2. 2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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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에 종사하던 박모(31·여)씨는 이달 초에 회사를 그만뒀다. 사용자 측과의 갈등이 심해지자 더 이상 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퇴직 전후의 스트레스가 심해 당분간 구직 활동은 하지 않으며 쉴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년실업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2030(20∼30대)세대가 무기력해지고 있다. 일을 하겠다는 의지조차 없이 그냥 쉬는 청년들이 사상 처음 55만명을 넘어섰다.

20일 통계청의 1월 고용동향 결과를 보면 2030세대 중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쉰 인구는 56만2000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46만5000명)보다 21% 늘어난 수치이며 사상 최고수준이다.

비(非)경제활동인구에 속하는 '쉬었음'은 '큰 질병이나 장애가 없으나 퇴직 등으로 지난 1주간 쉬는 상태인 사람'을 뜻한다.

'쉬었음' 인구는 20대의 경우 2010년 11월 이후 전년 동월 대비 15개월째 늘었고 30대도 지난해 1월보다 12.7% 늘어나면서 7개월째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2030세대 인구(1419만6000명)와 비교하면 약 4%가 무위도식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사회 초년병이 되는 20대의 경우는 비중이 5.4%를 차지,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1월 기준으로 20대 인구의 쉬었음 비중은 2003년 2.4%의 2배 이상이었다.

이로 인해 사실상 선진국이나 일본처럼 '니트(NEET·아무 일도 하지 않는 젊은 세대)족'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실물경제팀장은 "니트족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나머지 취업자체를 포기한 사람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청년들이 취직하고 경력을 쌓은 뒤 다른 직장을 잡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령 전체로도 1월(201만5000명) 쉬는 인구는 월간 최대치였던 지난해 1월(187만2000명)보다 14만3000명(7.7%)이나 많았다.

현장에서 뛰어야 할 인구 중 쉬는 사람이 늘어 경제 활력 저하에 대한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15∼64세인 생산가능인구(3555만명) 가운데 1월에 쉰 사람은 4.5%에 해당하는 159만명이었다. 이 비중은 1월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1%에서 2010년 3.6%로 떨어졌다가 2011년엔 4.1%로 뛰는 등 오름세가 가파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이어질 예정이어서 당분간 쉬는 인구 증가 흐름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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