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시장 옆 이마트, 상인들 "설마 했는데.."

2012. 2. 1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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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백나영기자] 지난 1일 아침 시간, 바쁘게 움직여야 할 공덕시장은 황량하기 그지없다. 날씨만큼이나 시장의 전경도, 상인들의 얼굴도 차갑게 얼어붙은 듯하다.

최근 1~2년 사이 공덕동에는 주상복합건물들이 우후죽순 들어섰다. 이곳이 5호선, 6호선, 공항철도가 모여 있는 트리플 역세권인데다 사무실 등이 밀집되어 있어 업무단지로 높은 평가를 받은 탓이다.

이런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대형마트도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지난 2009년에 공덕동 롯데캐슬 지하에 '롯데슈퍼'가 입점했고 올 1월엔 공덕역 100m 거리에 '이마트'가 들어섰다.

특히 이마트의 입점으로 재래시장 상권은 직격탄을 맞았다.

◆ "이마트 가림막 치고 공사"…SSM 규제 몇달전 비밀리 허가?

"5년 전쯤만 해도 시장 전체가 정말 잘 됐어요. 몇 년 전부터 손님들이 점점 줄어든다고 느끼긴 했는데, 이마트가 생긴 이후로는 손님의 반이 줄었어요."

공덕시장에서 10년 가까이 수산물을 판매하는 상인이 한숨을 쉬며 말한다.

중소마트로 공덕시장 내에서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CA할인마트가 받은 타격도 만만치 않다. 이마트가 들어서기 직전인 지난해 12월의 하루평균매출은 2천50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마트가 들어선 1월 말의 매출은 하루 평균 1천700만원으로 약 30%급감했다. 자연스레 CA마트를 운영하는 조준열씨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손님들이 눈에 보이게 줄어드는데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오래도록 일을 했던 직원들을 내보낼 수도 없고.. 이마트와 경쟁을 하려면 가격을 낮추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는데, 마진이 남지 않는 상태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공덕시장 상인회의 부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마포구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마트가 들어온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실제로 들어올 줄은 아무도 몰랐죠. 구청에서도 이렇다할 말이 없었고 공사도 가림막을 치고 했거든요. SSM규제가 생기기 몇 달 전에 비밀리에 허가를 해줬다는 것이 참 말이 안 되는 얘기죠. 항의를 하러 가봤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서 만나주지조차 않더라구요."

지난 2010년 11월 국회를 통과한 'SSM(유통상생법) 규제법'은 전통시장 500m 이내에 기업형 슈퍼마켓의 입점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는 대기업의 술수에 이마저도 무용지물인 셈이다.

기자가 만난 상인들 중에는 공덕시장에서 40년 동안 장사를 해온 상인들도 있었다.

수 십년간 공덕시장에서 새벽마다 칼바람을 피해 모닥불을 쬐어가며 자리를 지켜온 상인들은 무한 증식에 돌입한 유통 공룡과 서민들의 생존권 마저 외면하는 행정의 안일함 속에 오늘도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

<사진 설명=(아래)하루종일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운 공덕시장. (위)최근 개점한 이마트 전경.>

/백나영기자 100na@i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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