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휴먼 자회사, 자본잠식 영실업 왜 인수했나

2008. 4. 1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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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백진엽기자]["신규 사업에 영실업 공장이 적합..시가보다 싸게 인수"]

자동차 배기가스 절감장치 제조회사인 포휴먼의 자회사인 에프애치(FH)가 코스닥 상장법인이자 자본잠식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영실업을 인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현재 포휴먼과 FH는 자동차 배기가스 절감장치를 비롯한 환경관련 사업을 주로 하고 있고, 영실업은 주업종이 완구제조업이기 때문에 궁금증은 증폭되고 있다.

영실업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감자 공시를 한 17일 저녁, 이용희 포휴먼 사장을 만나 그 이유를 들어 봤다.

영실업은 일단 현재 자본금(58억원)의 3분의 2 감자를 실시한다. 이후 FH와 다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총 8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여기에 FH는 50억원 규모로 참여, 영실업 지분 25%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다. FH는 포휴먼의 100% 자회사로 사실상 영실업의 주인은 포휴먼이 되는 셈이다.

◇포휴먼·FH, 영실업 왜 샀나=

왜 기존 사업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완구업체 영실업을 인수했을까. 이 사장은 "서울대학교와 함께 추진중인 신규사업 발라스트수 처리장치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영실업이 가지고 있는 공장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포휴먼과 FH는 현재 서울대학교와 함께 발라스트수 처리장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발라스트수는 선박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액체로 각국 해양에서 외래 해양생물종에 의한 해양오염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포휴먼과 서울대가 개발하는 기술은 선박 발라스트 수에서 배출되는 유해한 수중생물체와 병원균의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다. 국제해사기구(IMO) 규정에 따라 2009년부터 건조되는 모든 선박은 발라스트 수처리 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 사장은 "2009년부터 건조되는 선박에 적용하기 위해 선박회사에게 발주를 받으려면 올해안에 IMO 등의 승인이 필수이며 그 생산공장을 등록시켜야 한다"며 "자체 공장을 증설할 경우 1년 이상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80억원 정도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영실업이 우리가 활용하기 적절한 생산기반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며 "영실업의 대주주인 임용진 사장과 논의해 50억원이라는 낮은 가격에 회사를 인수하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실업 인수를 결정한 시점에서 영실업 주가가 1000원대였고, 이번에 포휴먼이 증자에 참여한 가격은 주당 945원이다. 경영권까지 인수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기는 커녕 당시 시가보다 싼 가격에 인수한 것.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임 사장이 회사 생존이 우선이고, 100명 정도 되는 직원의 일자리 보존을 위해서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영실업은 현재 아산에 LCD 부품인 도광판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고, 포휴먼은 발라스트 수처리 장치에 영실업 공장에서 생산되는 도광판을 절연재료로 사용하게 된다. 즉 영실업 공장에 도광판을 발주하면 영실업이 포휴먼에 납품하고, 이를 포휴먼 안산 종합공장에서 완성품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즉 포휴먼 입장에서는 시가보다 싼 가격에 신규사업을 위한 공장을 가지고 있는 코스닥 상장업체를 인수한 것이다.

◇영실업, 어떻게 되나=

FH에 인수된 영실업은 어떻게 변할까. 우선 현재 영실업은 기업 물적분할을 추진중이다. LCD 관련 사업과 기존 완구 사업을 나누는 것. 이후 영실업은 LCD 사업을 주축으로 하고 사명도 비전하이테크로 변경을 추진한다. 포휴먼이 필요한 것도 완구 사업이 아닌 LCD 관련 사업 분야다.

영실업의 재무구조를 보면 2007년말 현재 자본금 58억원에 자본잠식률이 76.84%였다. 하지만 이번 3분의 2 감자가 실시되면 자본잠식률이 30.52%로 감소한다. 또 바로 이어지는 유상증자로 85억원의 자금이 들어가면 자본잠식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영실업은 2008년 반기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면 관리종목에서 탈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채비율을 보면 작년말 현재 285억원이었다. 하지만 완구사업부문의 분할을 통해 171억원의 부채가 감소하고, 유상증자로 들어온 85억원으로 부채를 상환하면 29억원으로 감소한다. 고광재 영실업 CFO는 "남는 부채 29억원은 사업 운영을 위한 원자재 등의 매입 대금이기 때문에 사실상 부채가 거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현재 영실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133만주 역시 재무구조 개선이나 운전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물적분할로 171억원의 부채를 떠안게 되는 완구사업 부문은 향후 포휴먼이나 영실업(변경후 비전하이테크)과는 별도로 독자 운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즉 이 부채는 포휴먼이나 영실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투자자들이 궁금해 하는 영실업과 FH의 합병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 사장은 "FH는 포휴먼과 합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영실업은 비전하이테크라는 별개 회사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이어 "영실업의 경영은 현재 사장인 임 사장이 계속 맡을 것"이라며 경영진 교체 가능성도 일축했다.[관련기사]☞ 에넥스-포휴먼, 특허권 분쟁 마무리영실업, 3주→1주로 감자 결정영실업, 85억 3자배정 유상증자 결의영실업, 완구사업 물적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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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엽기자 jy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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