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기업發 '연쇄 부도' 공포
C&그룹 '워크아웃說' 시장 경악
금융시장이 부도 공포에 휩싸였다.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C&그룹이 워크아웃 신청 위기에 몰리면서다. 중소기업은 물론 중견기업 대부분이 유동성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C&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부도 도미노' 도화선에 불을 댕길 것이라는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잇단 인수·합병(M&A)으로 급성장한 C&그룹은 자산 2조2810억원(4월1일 기준)으로 공기업을 제외하고 재계 63위다. 지난해 매출 1조3000억원을 거뒀고, 종업원 수는 6400여명에 이른다. C&그룹에 대한 금융권 여신은 1조30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C&그룹은 29일 증권선물거래소의 조회공시 요청에 '워크아웃 신청을 검토하기는 했지만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C&그룹은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어 주력회사인 C&우방과 C&중공업에 자금지원이 중단되면 그룹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
C&그룹 관계자는 "현재 그룹 전체의 차입금 규모는 6000억원 정도인데 이자에 연체금까지 합쳐 한 달에 100억원씩 들지만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유동성 위기극복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 가운데 하나로 워크아웃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고, 1000억원 정도 지원을 받는다면 회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C&중공업과 C&우방의 경우 자금난이 심각해 워크아웃 신청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채권단들은 워크아웃 신청에 대비한 준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데 자구책이 잘 안 되고 있다"며 "아직까지 워크아웃 신청이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C&그룹 유동성 위기는 올초부터 징후가 나타났다. 주력 계열사인 C&중공업은 조선업 경기침체, 금융권의 대출 기피, 자금 압박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C&중공업은 우리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 목포 조선소 시설자금으로 1700억원을 요청했지만 지원을 못 받았다. 목포 조선소는 지난 8월말부터 조업을 접었다. 3조원에 이르는 선박의 건조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면 앞으로 하루 1만6000달러씩 손실금을 물어야 한다. 1700억원의 미분양 대금을 안고 있는 C&우방은 당장 필요한 자금이 700억∼800억원에 이른다.
C&그룹은 자금난이 심화되자 지난 6월부터 C&중공업과 C&상선을 그룹의 주력으로 삼고 나머지 계열사와 각종 자산을 매각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불어닥치면서 뜻대로 되지 않았다. C&중공업은 지난 7월 철강부문을 현진스틸에 매각하기로 했으나 무산됐다. 신우조선해양의 공개매각은 불투명한 상황이고, 진도F& 매각은 양해각서까지 체결했으나 끝내 불발됐다.
재계 관계자는 "C&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간다면 단순히 C&만의 일이 아니라 산업계 전체에 '부도'라는 빨간불이 켜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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