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올려야하는데 대선 때문에.." 속타는 LPG업계

이데일리

[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액화석유가스(LPG) 업체들이 12월 국내 LPG 공급가격 결정을 앞두고 속을 태우고 있다. 국제시장 가격에 맞춰 가격을 인상하자니 다음달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눈치가 보이고, 묶어 두자니 손실만 불어나기 때문이다.

22일 LPG업계에 따르면 12월 LPG 공급가는 kg당 30원 가량의 인상요인이 발생했다. 공급가 결정 기준인 11월 국제 기간계약가격(CP·Contract Price)이 소폭 올랐기 때문이다.

11월 국제가격은 프로판가스가 1050달러, 차량용 부탄가스는 990달러로 각각 결정됐다. 이는 지난달 보다 25달러씩 오른 것이다.



자료:LPG업계, 단위:톤당 달러

SK가스(018670)와 E1(017940) 등 LPG 수입·판매업체는 매월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정한 국제 가격을 기반으로 환율, 각종 세금, 유통 비용 등을 반영해 국내 공급가격을 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무조건 국내 공급가를 인상할 수는 없는 처지다. 다른 소비재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상황에서 '서민연료'인 LPG 가격을 묶어두려는 정부의 입김이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들어 국제 가격은 지난 8~10월 3개월 연속 올랐다. 그러나 이들 업체가 국내 공급가를 인상한 것은 10월 한달 뿐이었다. 8월엔 가격을 내렸고 9월과 11월엔 동결했다. 인상요인을 제때 반영하지 못한 탓에 각 업체들은 수백억원의 손실을 떠안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의 누적 손실액을 감안하면 이달 150원 가량의 인상 요인이 발생한 것과 다름 없다"며 "다음달 19일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치권과 정부가 서민 물가에 더욱 민감해진 만큼 다음달에도 인상 요인을 모두 반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털어놨다.

앞서 LPG업계는 지난 4월에도 총선을 앞두고 공급가 결정에 애를 태운 바 있다. 당시 LPG 업체들은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내부적으로 국내 공급가를 정하기 위한 회의를 거듭했다.

하지만 결국에 그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해 의도하지 않게 가격을 동결했다. 이 때문에 매월말 공급가를 정해 다음달 1일 충전소에 통보하는 공식이 처음으로 깨졌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국내에서 LPG를 판매해 생기는 손실을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중계 수출로 메우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난 번 총선을 앞두고 가격 결정을 미룬 적이 있었던 만큼 다음달 공급가를 결정하는 데도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한규란 (obears8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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