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의 마흔, F세대> ⑥나이 마흔 넘어 반란을 꿈꾸는 그들

2012. 1. 5.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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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不惑)의 나이에 접어든 F세대(1966~1974년생: 2차 베이비붐 세대)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근대화-민주화를 이룬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에 비해 "기(氣)가 약하다", "여리고 순수하다", "크게 못 본다"는 평가를 종종 듣는다.

민주화라는 거대담론이 힘을 잃던 1980년대말~90년대초 청년기를 보내면서, 선배들과는 다른 인생의 좌표를 새로 그릴 수밖에 없었던 F세대. 과연 그들은 '유약한 마흔살'일까.

신율 명지대 교수는 "그들은 이념지향성이 적은 반면 실용 및 경제지향성이 강하다"고 진단했고,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거대담론으로서의 사회의식은 약하지만 개성과 자기 성취욕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는 "권리의식과 개성은 오히려 21세기 탈중심화된 세계에선 책임,조직,집단의 이름으로 억압당했던 개인적,사회적 가치들을 발전시키고 개인과 집단, 다양성과 공동체를 화해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제엔 실용을, 정서적으론 시민의 자유와 개혁을 강조하는 F세대는 권위와 비상식,획일주의,승자독식 구조에 반대하고 상생을 지향하는 '21세기형 리버테리언(Libertarian)'들이다.

선거를 2일 앞둔 31일 저녁 유권자들이 서울광장에서 한 선거후보의 선거유세를 경청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 mook@heraldm.com

서울시장선거 40대의 힘. 니콘D3 다중노출3회 < 박해묵 기자 > / mook@heraldm.com

서병기 문화평론가는 "개방적, 다원적 특성을 갖는 F세대는 선배들의 엄숙,집단,획일,정치주의를 벗어나 언더에서 오버로, 혁명에서 일상으로 관심을 돌렸고 문화 수용자에서 창작,생산자로서 역량을 발휘했다"며 "F세대가 지구촌에 어디에도 먹히는 '한류'를 주도하고 SNS 소통의 중심세력이 된 것은 이같은 강점때문"이라고 평가했다.

F세대가 짱돌을 버리고, 초등학교때부터 익숙한 키보드와 마우스(8비트PC~스마트패드)를 잡았다고 해서 약하다고 보면 오산이다.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까지 2NE1,수퍼주니어,소녀시대에 열광하토록 콘텐츠를 기획하면서도, 한편으론 경기 분당을 국회의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IT민주주의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자유와 공존 의식이 빚은 F세대의 대표 상품들이다.

자기 성취욕이 강하고 실용 지향성을 갖는 F세대의 특성은 앞으로 '새로운 사회체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찾는 '디테일(detail) 파워'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1987년체제'의 시대정신이던 민주화의 거대담론과는 대조를 이룬다. 선배들은 큰 것 한방 이뤄냈지만, 미시적 대안은 팽개친채 경쟁 우위를 선점하느라 오늘날 양극화, 세대이기주의, 기회불균형, 불공정, 경쟁지상주의를 양산했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F세대가 올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계기로 일궈낼 새로운 사회체제는 어떤 모습일까.

기업의 중간간부인 이창섭(44)씨는 "해방-전후세대, 베이비부머는 기회가 많았고, 우리세대부터 줄어, 20~30대 후배들은 우리의 절반도 되지 않는 기회를 갖는 것 같다"면서 "일자리와 교육은 공동체유지의 기본이요, 국민의 권리이자, 위정자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수남(41) 더 타워픽쳐스 대표는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정의'를 강조하고 핵심적인 개선주제로 평화, 환경, 여성차별을 제시한 뒤 "우리 세대는 유연하고 개방적이며 소통을 중시한다. 나는 영화를 통해, 친구는 저마다의 직역에서 개혁의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세대 정치인인 이정희(43)의원은 일한 만큼 공정한 노동의 대가를 받는 풍토, 복지의 확대, 퇴행을 초래하는 남북긴장의 해소를 새로운 사회체제의 덕목으로 제시했고, 초선의 한계를 넘기 위해 고민의 세월을 보냈던 김동성(41) 의원은 "생활정치에 주력하면서 마음속에 고래 한 마리를 키우겠다"는 말로 F세대 정치인의 반란을 예고했다.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저항으로 바짝 긴장한 정치권과 전문가들도 F세대가 주도할 2040연대를 의식하면서 앞다퉈 새로운 사회체제에 대한 화두를 제시한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함께 잘 사는 나라"를 화두로 제시했고,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새 체제의 기반을 "평화"에 두었다.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합리적 보수, 성찰적 진보가 자라나서 목소리를 내기 바란다"며 새로운 사회주도세력의 스펙트럼을 언급했다.

1980년대 초반 학번인 한 정부부처 국장은 "국민들의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국가예산을 개발사업보다는 음지를 없애 국민정서를 다독이는데 폭넓게 활용하면 비용도 적게 든다"고 말했다.

F세대 당사자와 전문가들은 대체로 ▷공정한 대가 ▷승자 독식 구조의 타파 ▷지속가능한 상생시스템 구축 ▷복지의 확대 ▷탈이념과 평화를 올해 두 번의 선거로 탄생할 새 사회체제의 핵심 키워드로 들고 있다.

나이 마흔에 분노하기란 쉽지 않지만, 이같은 여망을 외면하면 F세대는 반란을 도모할 태세다. IT기술을 활용한 소통은 F세대가 여망을 표출하고 분노하는 방식.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새정치 담론의 형성은 최근 헌법재판소의 '금지규정 위헌결정'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치권의 선택은 낙선 아니면 F세대 여망을 수용하는 것 두 가지 밖에 없을 듯 하다.

< 함영훈 선임기자 @hamcho3 > abc@heraldm.com

■용어설명 F세대= 베이비붐세대 보다 50여만명 많은 최다 인구층(Formidable members)이면서도 주목받지 못했던 '잊혀진(Forgotten)세대', 1966~1974년생 750만명을 지칭한다. 힘겨운 청년~중년기를 보내면서 ▷분노(Fire)의 내재 ▷신구세대의 가교(Fusion) ▷소셜미디어 장악(Facebook) 등 특징을 갖고 있는 우리 사회 신주류. '1987년체제'에 대응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전반의 변동을 몰고올 공정,상생의 '2013년 체제' 주역으로 꼽힌다. < 비교 > ▷F세대 1966~74년생 748만 4206명 인구점유율 15.6% ▷베이비붐세대 1955~63년생 694만 9972명 인구점유율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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