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 잃은 포스코, 탄식과 슬픔

채명석 2011. 12. 14.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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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오너는 아니었지만 그의 카리스마는 오너의 기운을 뛰어넘었다. 포스코에서 '박태준'을 떼어낸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불과 올초만 해도 그가 대치동 포스코센터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정준양 회장을 비롯한 회사 전 임직원들이 부동자세를 취할 정도였다. 그만큼 박태준 포스코명예회장의 강인한 인상은 주변을 압도했다.

이러한 박 명예회장이 지난 13일 별세 했다는 소식을 접한 포스코는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창립 43년 만에 치르는 가장 큰 슬픔의 행사가 시작되자, 포스코와 관련 기관 홈페이지에는 가장 온화한 인상이라며 언론을 통해 가장 많이 알려졌던 사진을 곁들인 '짧은 인생을 영원한 조국에 한국의 철인 고 박태준'이라는 제목의 고인을 기리는 추모사가 올라왔다.

'철의 사나이. 고 박태준 명예회장 / 당신은 가셨지만 / 영일만의 황량한 모래벌판에서 / 세계적인 철강회사를 일구어 낸 / 우향우 정신과 제철보국의 각오는 /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란 내용의 추모사는 창업주에 대한 아쉬움이 짙게 묻어났다.

이어 사내 게시판에는 연말 연시를 맞아 계획했던 각종 행사와 회식을 가능한 한 자제하라는 사측의 당부가 올라왔다. 14일부터 포스코센터와 포항과 광양제철소 등에서 근무하는 전 임직원들은 근조 리본을 달며,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까지 오지 못하는 직원들을 위해 임시 분향소도 마련키로 했다. 유족의 뜻을 받들어 조화와 부조금은 받지 않기로 했으나 이명박 대통령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정·관·재계·학계·종교계·언론계 등지에서 조화를 보내오고 있다.

비록 경영일선에서 손을 땐지는 오래됐지만 고인은 간접적으로 후배 경영진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며 포스코가 현재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고경영자(CEO) 인사의 최종 결정권자는 사실상 박 명예회장이라고 보는 게 정석이었다"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겠지만 정부 투자기업으로 출발한 포스코를 공기업으로 보고 회사를 흔들려는 권력층들이 많다보니 포스코는 늘 외부 입김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압박을 몸으로 막고 포스코의 경영권 독립을 지켜준 사람이 다름아닌 박 명예회장이었다"고 말했다.

포스코 임직원들도 이러한 점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내년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가운데에서 총선과 대선이라는 정치적 이슈와 만나게 된다. 마침 2012년은 최고경영자(CEO)인 정준양 회장의 연임 여부도 걸려 있다. 다방면에 걸쳐 집중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른'인 박 명예회장의 갑작스런 별세까지 겹쳐지니 어려움은 더하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박 명예회장은 생전 유언으로 "포스코가 국가산업의 동력으로 성장한 것을 대단히 만족한다"며 "더 크게 성장해 세계 최강의 포스코가 돼 달라"고 전했다. 박태준의 포스코가 아닌 포스코인의 포스코가 돼 줄 것을 강조한 것이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고인은 떠나가셨지만 그가 남긴 정신과 유산은 끝까지 이어가 세계 고의 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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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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