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론스타는 ISD를 몰랐을까?

2011. 11. 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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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D 체결국 통해 우회가능시간제약 커 현실적 난관한·미 FTA 정치권 논란경제논리 없고 정치만 난무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의 관건이 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Investor-State Dispute)가 초미의 관심이다.

민주당은 ISD를 폐기하지 않으면 한ㆍ미 FTA를 비준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주장은 미국 투자자가 한국 법으로 피해를 볼 경우 국제 중재기구에 제소할 수 있으니 우리의 사법주권 훼손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반론은 일일이 거론할 필요도 없을 정도다. 노무현 정부 시절 ISD 관련 부분을 담당했던 신희택 교수는 "교통사고 염려해서 자동차를 타지 말자는 얘기와 같다"고 허탈해한다. 실은 미국과 ISD를 체결하지 않아도 미국 기업들은 맘만 먹으면 국제 기구에 제소할 길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우리와 ISD를 체결한 다른 나라를 통해 우회 투자하면 된다. 어려울 게 전혀 없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81개 옆문을 열어놓고 정문 한 개만 닫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가장 가까운 예가 외환은행 먹튀 논란을 불러일으킨 론스타다. 론스타는 미국 기업이다. 하지만 벨기에에 본사를 둔 페이퍼컴퍼니인 론스타펀드(LSF-KEB 홀딩스)가 외환은행을 사들인 투자의 주체다. 벨기에와 우리나라는 ISD가 맺어져 있다. 그들은 얼마든지 국제기구에 제소할 수 있다.

론스타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만큼 한국 투자에서 억울한 곳도 없다. 떼돈 벌어 튄다지만 당시 한국시장은 상당한 위험성을 감수하고 들어와야 했다. 그걸 감안하면 먹튀라는 말이 섭섭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법과 금융당국의 명령을 끝내 수용했다.

론스타가 금융위에 보낸 의견서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이 유죄라는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존중하며, 사법적 판단에 따른 대주주 적격성 상실은 회복할 방법이 없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완전한 백기투항인 셈이다.

론스타는 ISD를 몰랐을까? 론스타는 자신들이 한국의 정책 때문에 이익을 침해당했다며 세계은행 산하 국제상사분쟁재판소(ICSID)에 제소할 수 있다. 표면상 벨기에 기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정을 받아내는 데 기간이 2~3년이나 걸린다. 한시라도 빨리 떠나고 싶은 마당에 또 그렇게 기다릴 순 없다. 결과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나온다는 보장도 없다. 지면 더 큰일이다. 국제법이니 이번엔 국제적 신뢰마저 상실하게 된다.

민주당이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야 4당과의 연대를 유지하기 위해 ISD를 빌미로 FTA 비준을 반대한다는 걸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민주당이 야권 연대에 이토록 목을 매는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때문이다. 하긴 박원순 서울시장을 당선시키는 데 일조한 어느 유명인은 이번 기회에 FTA 찬성한 국회의원들 잘 기억해 두자고 트위터에 올릴 정도니….

국정감사를 마친 후 술자리에서 들었던 한 고위 관료의 우스갯소리가 다시금 새롭게 느껴진다. "국회의원들의 최대 관심은 자신의 재선이야. 그다음이 자기 당의 집권이고, 국가와 국민은 그 뒤에 있지."

지금 국회 돌아가는 모습이 딱 그렇다. 억지로밖에 보이지 않는 일들이 너무 잦다. 오직 선거만이 목적처럼 보인다. 경제논리는 없고 정치역학만 작동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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