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1위 화이자, 한국시장서 '혼쭐'

신범수 2010. 2. 2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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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비아그라'로 유명한 세계1위 제약사 '화이자(Pfizer)'가 한국에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적자폭도 크게 늘었다. 정부의 약값인하 압박과 국내 카피약 도전에 힘없이 무너지는 모양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해 315억원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163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1987년 이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다 2008년 영업손실 219억원, 순손실 6억원으로 21년만에 첫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전년도 순이익이 무려 1379억원에 달했음을 감안하면 거의 '곤두박질' 수준이다. 매출액은 3332억원으로 2008년 대비 0.07% 하락하며 정체상태를 보였다.

화이자의 악몽은 지난 10여년간 이 회사를 지탱하던 공전의 '히트품'들이 줄줄이 특허만료 되면서 시작됐다. 한 해 매출액이 1500억원을 넘어 부동의 1위였던 고혈압약 노바스크가 국내 제약사들의 잇달은 특허무효 소송 이후 카피약 경쟁에 노출됐다. 매출액은 2005년을 고비로 내리막길로 접어들어 지난해 671억원에 머물렀다.

고지혈증약 리피토 역시 카피약이 등장했고 특히 '기등재약 목록정비 사업'이란 정부정책에 직격탄을 맞아 2008년 약값이 26% 인하됐다. 리피토는 지난해 매출이 627억원으로 11% 줄어들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화이자 관계자는 "매출이 정체된 상태에서도 연구개발 인력 및 비용 지출을 크게 늘이면서 영업손실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가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노바스크, 리피토의 뒤를 이를 당장의 후속품이 없어서다. 기대했던 금연약 '챔픽스'도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반면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을 불리기로 성장해온 이 회사의 특성상, 바이오 분야 강화 움직임이 새 동력이 될 수 있다. 이런 작업의 일환으로 화이자는 지난해 와이어스를 인수했다. 와이어스는 엔브렐, 프리베나 등 거대 바이오 의약품과 항암제, 치매, 백신 분야 20여개 신약후보를 보유한 회사다. 이를 계기로 화이자가 바이오 전문 제약사로 체질 변화에 성공한다면 수년 내 제약업계 판도를 뒤집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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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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