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분리형 밥솥 '대박' 비결은?

2010. 2. 1. 17: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원할 때는 이미 늦습니다. 소비자가 원하기 전에 한발 앞서 만든 제품이라야 시장에서 생명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국내 전기압력밥솥 시장을 70% 점유하고 있는 쿠쿠홈시스 구본학 대표(사진)는 '앞서가는 기술력'을 거듭 강조했다.

쿠쿠홈시스는 지난해 9월 밥솥뚜껑을 본체에서 떼어내 물로 세척할 수 있는 커버 분리형 압력밥솥(모델명 샤이닝블랙)을 선보여 '홈런'을 날렸다. 이 제품은 구본학 대표가 2006년 개발을 지시했지만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3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커버 분리형 밥솥은 사소한 것이라도 소비자 위치에서 생각하는 구 대표 평소 생활습관에서 나왔다. 그는 "어느 날 집에서 쓰는 밥솥뚜껑을 열었는데 밥물이 달라붙어 더러워진 걸 발견했다"며 "게다가 청소를 하려는데 뚜껑이 분리되지 않아 몹시 불편함을 느꼈다"고 했다.

구 대표는 그 길로 쿠쿠홈시스 기술연구소 직원들을 불러모아 '뚜껑을 분리해 물로 씻을 수 있는 밥솥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기술진은 손사래를 쳤다. 압력밥솥 내부는 고온ㆍ고압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본체와 뚜껑 간 밀착이 밥맛을 좌우하는 열쇠인데 이 뚜껑을 움직이면 압력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겁을 줬기 때문이다.

난관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압력밥솥은 뚜껑과 몸체에 총 17가지 안전장치가 들어가는데 뚜껑을 분리하려면 이들 장치 구성부터 위치까지 모두 바꿔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햇볕을 보게 된 이 제품은 월 2만대씩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샤이닝블랙 가격은 41만8000원으로 일반 제품보다 2배 정도 비싸지만 누적 판매량은 이미 5만대에 달한다. 20만~30만원대인 일반 모델에 비하면 판매량이 2~3배나 많은 것.

구 대표는 올해 초 고객을 위한 서비스 제품을 또 하나 내놨다. '골드미스' 같은 독신가구를 겨냥한 3인용 IH압력밥솥이다. 그러나 3인용 제품은 쿠쿠홈시스로서는 그다지 달가운 제품이 아니다. 3인용 제품이라도 6인용 제품과 동일한 부품과 품이 들어가 제조원가는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가격은 똑같이 매기지도 못하고 훨씬 싼 27만8000원으로 책정했다. 구 대표는 "소비자들은 용량이 작으면 가격도 저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들어갈 건 똑같다"며 "이 때문에 채산성이 떨어지더라도 가격을 낮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올해 경영화두를 '신시장 개척과 고객 감동'으로 정했다. 현재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스페인 베트남 등 3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쿠쿠는 수출국가를 더 늘려 포화 상태인 내수시장을 대체할 계획이다.

쿠쿠홈시스는 그런 차원에서 올해 정수기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구 대표는 "고장 난 제품을 고쳐주는 것만으로는 쿠쿠가 가진 경쟁력을 보여주기 힘들다"며 "정수기는 필터 교환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품목이라 쿠쿠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강다영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A도 모바일로 공부한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