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생일인 창립기념일이 조용해지고 있다. 당장 하반기 투자계획 조차 확정짓지 못할 정도로 불투명한 경영 환경이 계속되는 데다 연초 신년사를 통해 최고경영자의 경영방침이 전달된 터라 창립기념일은 그저 연중 '휴일'로 여겨질 정도로 빛바랬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는 창사 2주년인 1일 별도의 행사없이 서울 본사 임직원들이 산행을 하는 것으로 갈음하기로 했다. SK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선언과 함께 지난 2007년 7월1일 출범한 SK㈜는 현행
공정거래법 상 지주회사 요건을 맞추지 못해 법 상 지주회사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
상반기에 지주회사 요건을 완화한 공정거래법이 개정됐더라면 1일은 법적 요건을 갖춘 지주회사로 재출범하는 날의 의미겠지만 법 개정이 해를 넘기면서 창사일의 의미도 한층 축소됐다. 이 날 창립기념 축사도 그룹의 회장이 아닌 박영호 SK㈜ 사장이 맡을 예정이다.
1일로 창사 40년이 되는 SK케미칼은 30일 오전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김창근 부회장의 기념사와 장기근속근로자 포상 및 수펙스(SUPEX) 우수시상 등으로 이어진 기념식을 단출하게 치렀다. 5년, 10년 단위의 창사기념에 의미를 부여하는 국내 기업 정서와 다르게 간소하게 내부 행사로 치렀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
지난 28일 창립 33주년이었던
에쓰오일은 CEO 메시지 전달 조차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언제부터인가 창립기념일은 하루 쉬는 거 외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동양그룹은 지난 15일이 그룹 창립일이었지만 시멘트ㆍ메이저 등 제조 계열사들만 휴무를 실시하고 대 고객 업무를 중단할 수 없는 종합금융증권ㆍ생명 등 금융계열사 직원들은 평일과 다름없이 정상 근무 했다. 특히
현재현 그룹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수행 차 공석이었던 터라 더욱 행사를 자제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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