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現상황 너무 위급..살기위해선 '짐' 버려야"

2008. 10. 2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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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전자·조선·유통 등 '수익위주' 체질 개선 잇따라자금력 취약한 중소기업 상당수는 인력 감축 검토"구조조정만 의존땐 회복기에 경쟁력 상실" 우려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기에는 현재 상황이 너무 위급합니다."

최근 만난 한 대기업의 전략기획 담당자의 말이다. 그는 이어 "현재로서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 부문을 그대로 끌고가는 것은 너무 위험한 도박"이라며 "생존을 위해 전쟁을 치르는 상황에서 짐이 되는 것들은 버리고 갈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사업구조조정을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급속히 가라앉고 있는 상황에서는 수익성 강화를 통한 체력강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기업들이 손쉬운 위기대처 방법인 구조조정에만 의존하면 경기회복기에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CEO "위기에는 돈 되는 사업이 최고"=국내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들 사이에서는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여기에 실물경제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번지면서 돈 되는 사업에 '올인' 하는 '선택과 집중'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각 기업의 수장들이 위기 대처방안으로 한결같이 '수익성 강화'를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인들은 현재의 경제상황을 기업의 생존이 위협받는 시기로 판단하고 있다"며 "최근 실물경제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과감한 결단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황 대비한 체질개선도 한창=기업들은 사업구조조정과 더불어 불황기를 대비해 사업내용 재편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전자업계는 이미 실속형 전략에 돌입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황의 법칙'에 따른 20나노 양산화 기술개발을 보류하는 대신 용량만 128Gb로 늘린 신기술을 발표했다. 치열한 반도체시장 경쟁 속에서 최첨단 기술력을 자랑하는 '명예'보다 수익성을 극대화해 후발주자를 확실히 따돌릴 수 있는 '실속'을 챙긴 것이다.

조선업계는 사업다각화에 분주하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풍력발전기 공장을 착공했고 6세대 LCD라인에 투입될 운반용 로봇을 개발하는 등 비조선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오만의 수리조선소를 운영하고 나이지리아와 함께 해운사를 설립하는 등 신규 사업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내수시장 위축에 대비해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랜드는 최근 홈에버를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에 매각하고 아웃렛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불황기에 인기를 끄는 아웃렛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홈에버 매각대금 약 3,500억원을 모두 이 부문에 투입할 방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불황기에는 외부 여파에 흔들리지 않는 포트폴리오 구성과 변화된 소비형태에 맞는 사업내용 개편이 필요하다"며 "지갑이 얇은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있는 제품과 마케팅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인적구조조정도 초읽기=산업계에서는 사업구조조정에 이어 인적구조조정도 조만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시장에서는 일부 기업들의 실명이 거론되며 "조만간 칼바람이 불 것"이라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 중 상당수가 인적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취업포털 커리어사가 300인 미만 중소기업 254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기업의 32.7%가 "인력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실제 최근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 중소 조선업체 관계자는 "명예퇴직을 권고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퇴직을 신청하는 사람들을 일부러 붙잡지는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시장전문가들은 마구잡이식 인적구조조정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외환위기 시절 손쉬운 인적구조조정을 단행해 회복기에 인력난을 겪었던 실수를 다시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침체기에는 생존을 위한 방어적 전략과 더불어 회복기에 앞서 나갈 수 있도록 기술개발 등의 준비도 해야 한다"며 "특히 인적자원은 澍育?아닌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회복기에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형 기자 kmh20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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