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역사의 '넷스케이프' 굿바이
90년 대 중반 웹 브라우저의 대명사로 이름을 날렸던 '넷스케이프'가 그 화려했던 역사를 뒤로 한 채 쓸쓸히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29일(현지 시각)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현재 넷스케이프를 보유하고 있는 AOL은 오는 3월1일부터 넷스케이프에 대한 기술 지원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넷스케이프 공식 홈페이지에도 3월1일부터는 기술지원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는 공고가 떠 있다.AOL은 MS 익스플로러와 파이어폭스에 밀려 0.6%의 초라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넷스케이프의 은퇴를 공식 선언하면서 기존 이용자들에게는 파이어폭스나 플록(Flock) 등의 웹 브라우저로 업그레이드할 것을 권고했다.파이어폭스를 개발하는 모질라재단의 마이클 베이커 대표는 "넷스케이프가 보여줬던 희망을 이제는 파이어폭스가 이어가고 있다"며 파이어폭스가 넷스케이프의 후계자임을 강조했다.넷스케이프의 초기 개발자 중 한명이기도 한 마이클 베이커는 "파이어폭스는 넷스케이프가 서비스했던 많은 기능들을 흡수했다"며 "하지만 개방과 참여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것이 내 인터넷이고 내가 이것을 창조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등 더 많은 것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넷스케이프는 마크 앤드리슨이 1994년 개발해 인터넷 확산에 기여한 최초의 대중적 웹 브라우저다. 이보다 2년 앞서 마크 앤드리슨은 국립슈퍼컴퓨팅애플리케이션센터(NCSA)에서 '모자이크'라는 웹 브라우저를 만들었지만 저작권을 NCSA에 빼앗기자 넷스케이프를 개발했다.마크 앤드리슨은 1994년 4월 '모자이크 커뮤니케이션'을 설립했지만 NCSA가 '모자이크'라는 이름에 딴죽을 걸자 '넷스케이프'로 사명을 바꿨다.이후 넷스케이프는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들불처럼 전세계로 번져나가 1995년에는 87%라는 기록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MS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은 4%에 불과했다.그러나 MS가 1996년 윈도 95에 익스플로러를 끼워 팔기 시작하면서 넷스케이프에 위기가 찾아왔다.넷스케이프는 이런 MS를 강력히 비난했지만 MS는 더욱 강력한 방법으로 넷스케이프의 숨통을 조여 왔다. 그리고 마침내 MS가 윈도 98을 출시하면서 넷스케이프는 익스플로러에 역전을 허용했고, 이후 익스플로러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넷스케이프는 1998년 11월 말 AOL에 인수됐지만 점유율 90%에 이르는 익스플로러의 벽을 끝내 넘지 못하고 넷스케이프 9.0 버전을 끝으로 14년의 역사를 마감했다.비록 넷스케이프는 사라지지만 그의 후계자인 파이어폭스가 익스플로러를 위협하면서 웹 브라우저 경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1998년 공개된 넷스케이프 소스코드를 오픈소스 진영에서 다듬어 2004년 출시한 파이어폭스는 세계적으로 28%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며,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점유율 40%를 넘나들면서 익스플로러를 맹추격하고 있다.넷스케이프의 또 다른 후손으로 소셜 웹 브라우저라 일컬어지는 '플록'(Flcok)도 서서히 관심을 모아가고 있다. 플록 개발사의 숀 하딘 대표는 "넷스케이프는 일부 전문가들만 이용하던 인터넷을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치켜세웠다.넷스케이프가 은퇴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넷스케이프 공식 블로그에는 이를 아쉬워하는 작별 인사가 줄을 잇고 있다. 넷스케이프의 기술지원은 3월1일부터 넷스케이프 커뮤니티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이정일 기자 jaylee@<ⓒ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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