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뼈있는 美쇠고기 수입 검토

입력 2007. 5. 28. 09:41 수정 2007. 5. 2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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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갈비 등 뼈를 포함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 정부가 사실상 타당성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농림부는 28일 "지난 주말 미국측으로부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개정을 요청받은만큼, 곧 위험 평가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권오규 부총리와 박홍수 농림부장관 등은 과천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 미국 쇠고기 수입조건 개정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과 향후 절차 등을 밝힐 예정이다.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외교부에 미국 농무부(USDA) 산하 동물검역청장 명의로 "OIE의 평가가 나왔으니 이를 토대로 위생조건을 바꾸는 것을 검토해달라"는 내용의 편지가 팩스로 도착했다.

미국이 최근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에서 확정받은 '광우병 위험 통제국(controlled BSE risk country)' 판정을 근거로, 작년 1월 맺은 '30개월 미만, 살코기만'이라는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을 고쳐 갈비 등 부위에 관계없이 모든 쇠고기 제품을 수입하라고 우리측에 요구해온 것이다.

현행 OIE 규정에 따르면, 이 등급의 국가에서 생산된 쇠고기는 일정 조건에 따라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만 제거하면 원칙적으로 교역 과정에서 연령이나 부위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이같은 미국측의 요청을 우리 정부가 아무런 이의 없이 전적으로 받아들일 의무는 없다.

미국 등 다른 나라로부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을 개정하거나 새로 맺자는 요구를 받게 되면, 우리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수입국의 권리로 보장한 8단계의 '수입 위험 평가(import risk analysis)' 절차를 밟아 수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8단계는 수입허용 가능성 검토-수출국에 가축위생 설문서 송부-답변서 검토-가축위생실태 현지조사-수입허용여부 결정-수출국과 동물 또는 축산물 수입위생조건안 협의-수입위생조건 제정.고시-수출작업장 승인 및 검역증명서 서식 협의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상대국의 요청을 받으면 즉시 자동적으로 평가 작업에 착수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문제가 양국간 가장 민감한 통상 현안인만큼 우리측도 지체없이 검토를 시작해 곧 미국에 사육 환경 등과 관련된 설문서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양국은 앞으로 수입조건 개정과 관련, 수 차례 검역 기술협의를 열어 새로운 수입 조건의 내용과 개정 시기 등을 논의하게 된다.

현재로서는 우리나라가 부위 제한을 없애 뼈 수입을 허용하고, 미국은 현행 '30개월 미만' 월령 제한을 유지하자는 우리측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선에서 절충이 이뤄지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정부가 미국측 관심의 초점인 갈비 수출 길을 터주는 대신, 국민들의 광우병 관련 불안 등을 고려해 현재 광우병의 상징적 가이드라인으로 통용되는 '30개월미만' 나이 제한을 끝까지 고수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관측이다.

수입조건 개정 시기를 예단하기는 힘들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FTA 타결 직전 이 위생조건 개정 문제와 관련해 '합리적 절차와 기간'을 거쳐 처리할 것을 약속한데다, 작년 1월 현행 위생조건 체결에 앞서 이미 미국내 검역 상황에 대해 상당한 자료를 축적한만큼 양국이 서두른다면 2~3개월 안에 새 위생조건을 체결할 수도 있다. 6월초 미국 측이 개정을 정식 요청하면 9월 이전 미국산 갈비가 수입될 수도 있다.

미국이 계속 한미 FTA 비준과 쇠고기 전면 개방 문제를 연계해 강하게 압박할 경우, 과연 우리측이 시간을 충분히 갖고 필요한 위험 평가를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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