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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협상···한국 ‘쌀 지키기’에 美 쌀쌀한 반응

경향신문 | 입력 2006.06.06 18:27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양측의 1차 본협상은 첫날부터 민감한 농업 분야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우리측 김종훈 수석대표는 협상이 끝난 뒤 가진 브리핑에서 "상당한 진척이 있는 분과도 많았지만 농업부문은 아직 다른 분야에 비해 이견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우리측은 쌀을 협상에서 제외하되 개방을 통한 피해가 불가피한 농업분야에서 다양한 안전장치를 만든다는 목표다. 하지만 미국측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도 농산물을 가장 어려운 협상과제로 꼽고 있어 양측의 이견 조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농업분야가 아킬레스건=농업은 협상 시작 전부터 최대 쟁점으로 예견돼 왔다. 일찌감치 미국측은 쌀은 물론 농산물 전품목에 대해 예외없는 개방을 주장해 왔다. 이같은 미국측의 의도는 양국간 협정문 초안을 교환할 때부터 나타났다. 우리측이 농산물을 다른 분야에 포함시켜 협상하자고 제안했지만 미국측은 별도의 협상분야로 다루자고 제안한 상태다. 상품분야에 합쳐서 협상할 경우 공산품은 양보하고 농산물 개방은 최소화하려는 우리측 전략을 봉쇄하겠다는 의도다. 협상 전략을 지키는 게 녹록지 않은 가운데 우리측이 농산물 개방에 대비해 요구하고 있는 안전장치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으로 예상됐던 저율관세 할당(TRQ) 관리 조항을 놓고도 첫날부터 첨예하게 맞선 게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측은 농업부문에서 일관성이 없는 TRQ에 대한 관리규정을 둬 과도한 개방피해를 줄이겠다는 것이고, 미국은 TRQ 운영을 위한 상세절차를 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TRQ에 대한 절차를 까다롭게 해 TRQ제도 운영의 폭을 제한하겠다는 의도이다.

우리측은 농업의 민감성을 반영해 농산물 개방으로 수입이 일시에 급증할 경우 다시 관세를 높일 수 있는 농산물 특별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도입을 주장했지만 미국측은 이를 초안에 반영시키지도 않은 상태라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지 주목된다.

우리측 대표단은 "쌀은 반드시 지킬 것이며 개방으로 피해가 불가피한 품목에 대해서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구조조정을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산지·상품도 쉽지 않아=우리측은 협상 첫날 상품무역 분야에서 항만유지 수수료 면제를 강하게 촉구했다. 이는 상품 가격의 0.15%를 차지하고 있어 우리 수출업체에는 큰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미국은 이에 대해 "수수료가 아닌 세금의 일종"이라며 명확한 입장 정리를 회피한 상태다. 반면 미국측은 우리나라 관세환급제도의 제한을 요구하고 있다.

원산지분야도 의견조율이 쉽지 않다. FTA 체결은 당사국간에 관세 인하 혜택을 주는 것이므로 당사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가려내는 것은 필수다. 따라서 원산지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관세 혜택을 받는 수출품이 달라진다. 우리나라는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측은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이곳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우리나라 업체들은 높은 관세를 물고 미국에 수출해야 한다.

7일 협상을 시작하게 될 섬유분야의 원산지 규정도 마찬가지다. 미국측은 양국에서 생산된 원사를 사용한 섬유제품만을 FTA 대상으로 하자며 엄격한 원산지 규정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원사를 주로 사용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다.

〈워싱턴|박경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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