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성장 전망..급기야 '마이너스'

입력 2008. 11. 21. 12:07 수정 2008. 11. 2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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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재영 최윤정 기자 = 한국이 내년에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년에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이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관측은 있었지만 한국마저 이 대열에 동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내년 우리 경제가 2%대 중.후반의 성장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책 수단을 동원하면 4%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던 정부의 기존 입장과는 너무 차이가 커 충격적이다.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내년에 어려울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마이너스 성장은 `최악의 시나리오'일 뿐 실제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우리 경제가 경기가 하강하면서 물가도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져들 가능성도 적다고 보는 분위기다.

◇첫 마이너스 성장 전망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 소재 UBS증권의 던컨 울드리지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내년에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3%를 기록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6.9%)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수출 둔화와 실업률 증가, 가계빚 확대 등의 요인이 한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관측은 UBS 증권의 공식 입장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UBS는 이달 10일 한국 경제의 내년 성장률을 1.1%로 전망했으며 이날 현재까지도 공식 리포트에는 1.1%로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이 처음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외국계 주요 투자은행들은 한국 경제 성장률을 1∼3%대로 관측했다.

씨티그룹은 지난달 27일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기존에 4.2%에서 2.2%로 낮췄고 골드만삭스는 4.3→3.9%, 메릴린치는 4.0→1.5%, 모건스탠리는 4.5→3.8%으로 각각 낮춰 잡았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은 4.1→3.5%, OECD는 4.2→3.2%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 역시 내년도 경제 성장률을 3%대 초중반으로 보고 있다. KDI는 4.2%에서 3.3%로 전망을 수정했으며 삼성경제연구소는 4.4→3.6%, LG경제연구원은 4.4→3.6%, 현대경제연구원 4.3→3.9%, 금융연구원 4.3→3.4% 등이다.

◇내년 더 어렵다주요 연구기관들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수정 중이다.삼성경제연구소는 이달 27일 수정 전망치를 다시 발표하며, 다른 연구기관들 사이에서도 전망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년 우리 경제의 여건이 당초 전망보다 더 어려워진 탓이다. 내수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세계 경제 둔화 여파로 수출 증가율이 대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국회 예결특위에 출석해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정부가 예상한 3.8~4.2%에 못 미치는 2% 중후반 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한나라당 김광림 의원이 "IMF(국제통화기금)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한국 성장률 전망이 어떻게 나올 것 같느냐"는 질문에 "현재까지 추세라든지 여러 상황을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현정택 KDI원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선진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이 일제히 마이너스(―)인 것은 2차대전 이후 처음이며 세계 경기 하강의 강도만 놓고 봐서는 1.2차 오일쇼크 때와 다름없다"며 "지금은 산유국은 산유국대로, 선진국부터 신흥국까지 전 세계가 어렵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더 안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확률은 지극히 낮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 실장은 "미국, 유럽, 일본 등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우리 수출도 당초 예상보다 안좋아 질 수 있고 실물경제 펀더멘털도 불안한 측면도 있다"며 "그렇다고 마이너스 성장을 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미국이나 유럽은 위기의 진원지여서 더 영향이 크지만 우리는 유탄을 맞고 있는 주변 국가인데다 광범위한 부실이 있는 것도 아니다"며 "또한 선진국 성장률과 신흥국인 우리나라 성장률을 같은 선상에서 놓고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디플레 가능성은 낮다"전문가들은 경기가 하강하면서 물가도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도널드 콘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이 공개석상에서 "디플레이션 걱정이 커졌다"고 발언하면서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디플레이션을 "2년 정도 물가 하락이 계속돼 경기가 침체되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기업들의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 있고 이는 다시 경기 위축이라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 디플레이션은 장기불황의 신호탄인 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환율 상승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어서 맞지 않다는 것이다.

권 실장은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적기때문에 디플레이션 우려도 적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해외 각국의 정책 공조가 전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엄청난 공황 상태로 가거나 국내 경제 역시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외국인들이 주식, 채권 투자에서 엄청난 규모로 빠져나가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면 모를까 디플레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동국대 조성훈 교수는 "우리나라는 집값이 물가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수치상으로도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다만 집값이 10%만 떨어져도 체감 상으로는 디플레이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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