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체면-수익 다 잃었다
'단타에 수익률 마사지까지...'수익내기에 급급해 주요주주로 있는 기업체에 대한 단기매매로 부당이득을 취하기도 했던 국민연금이 지난해 첫 손실을 기록했다. 전체 투자부문에서 주식 비중이 크지 않았지만 절대 손실 규모가 워낙 컸던 게 이유다. 지난해 하반기 주식시장이 좋지 않았다고 하지만 결국 자산배분에 있어 적절한 대응과 전략 부재를 노출한 셈이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4270억원의 손실을 기록, 손실률 0.18%를 기록했다. 국민연금이 투자손실을 기록한 것은 1988년 기금 운용 이후 20년만에 처음이다. 사상 첫 손실의 주범은 주식이었다. 국민연금은 주식부문 투자에서 지난해 전체 잔액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금액가중수익률' 기준으로 -42.87%나 되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일정 기간의 수익률을 평균한 '시간가중수익률' 기준으로도 -39.98%의 손실로 벤치마크 수익률 -37%보다 못했다. 이 때문에 채권이 11.07%, 대체투자가 2.93%(시간가중수익률 기준)의 수익을 거뒀음에도 첫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전체 투자규모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불과했지만 손실 규모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5%룰(지분 5% 이상 보유시 공시 의무화)을 피한다는 핑계로 주요주주로 있는 기업에 대한 단기매매를 통해 수십억원의 부당이득까지 취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현행법상 주요주주의 6개월내 단기매매는 불법이다. 불법 단타 논란까지 야기하며 수익률 관리를 했지만 전체 시장수익률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국민연금측은 지난해 투자손실을 기록한 것에 대해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연기금이 지난해 수십%의 손실을 기록한 것에 비해 0.18%의 손실은 양호한 성과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선진국의 해외 연기금에 비해 주식투자 비중이 미미한 국민연금의 수익률을 이들과 직접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투자의 절대비중을 차지하는 채권쪽 상황이 양호했음에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운용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주식시장이 활황이었던 2007년에는 주식시장 상승울대비 전체 자산 수익율이 부진했고, 채권시장이 상대적으로 좋았던 2008년에는 절대 자산이 채권 임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 손실로· 전체 자산이 마이너스가 났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이 근소한 차이로 플러스 수익률(0.01%)을 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금융감독원의 유권해석에 따라 마이너스로 수익률이 돌아섰다. 금융감독원의 해외유가증권 대여거래에 따른 재투자 자산 평가손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에 따라 4400억원대의 평가손실을 반영한 결과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수익률을 플러스로 만들기 위해 보유자산에 대한 평가를 유리한 쪽으로 하다 당국의 제재로 못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하기도 했다. 이른바 수익률 마사지를 하려다 실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해외유가증권 대여거래에 따른 재투자 부분은 그동안 평가손익을 반영하지 않았었다"며 "더구나 손실이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후 플러스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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