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두렵다" 치솟는 밥값, 소주는 4000원시대

원종태 기자 2013. 1. 1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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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원종태기자]

#1. 용산구 문배동에서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칼국수 전문점 '육칼'. 이 식당은 육개장과 함께 따로 칼국수 면을 제공하는 육칼이라는 메뉴로 점심시간이면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이 식당 메뉴판 왼쪽 한편에 A4용지 크기의 안내장이 한 장 붙었다. 원재료비 상승으로 지난 1일부터 육칼은 7000원에서 8000원으로, 칼국수는 5000원에서 6000원으로 가격을 올린다는 내용이다.

#2. 서울 서소문로에서 곱창전골로 잘 알려진 한성식당은 지난 14일부터 소주 1병 가격을 4000원으로 올려 받고 있다. 원래 3000원이었지만 최근 소주 값이 일제히 올라서다. 이 식당 뿐 아니라 서소문로 인근 상가번영회 소속 20여 개 식당들도 일제히 소주 가격을 병당 4000원씩 받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밀가루 값과 소주 가격 인상의 후속으로 서울 시내 음식점들이 2차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다. 소재 식품인 밀가루와 소주 출고가격이 올랐으니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주 메뉴 가격도 연쇄적으로 올리는 것이다.

홍대 인근 짬뽕 전문점 '초마'는 지난 1일부터 짬뽕 1그릇을 8000원으로 올렸다. 원래 7000원을 받았지만 원재료비가 치솟으며 가격을 올린 것이다. 광화문과 여의도, 강남에서 직장인들에게 인기 있는 '화목순대국'은 설 연휴가 끝나는 대로 순대국 1그릇 가격을 6000원에서 7000원으로 올릴 방침이다.

도심이 아닌 주택가 음식점도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지하철 4호선 상계역 인근 미락 손칼국수는 올해 1월부터 칼국수 가격을 45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렸다. 식재료비와 운영비가 너무 올라 부득이한 가격 인상이라는 것이 주인의 설명이다.

음식점에서 받는 소주 가격도 '4000원 시대'가 왔다. 서울 서교동의 고깃집 '대도식당'은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소주 값을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려 받고 있다. 서울 북창동 남매집과 삼성갈비 등 서민들이 많이 찾는 고깃집들도 21일부터 소주 1병 가격을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소주가격 4000원시대, 음식 메뉴도 줄줄이 인상

이 같은 음식점 가격인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할 뿐 앞으로 더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설 연휴가 끝나면 인상이 절정을 이룰 조짐이다. 광화문의 한 대형음식점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손님들의 가격 저항을 우려해 눈치를 보는 상황이지만 설 연휴가 끝나면 음식점 메뉴 가격을 더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류업체 관계자는 "이전까지 참이슬 출고가격만 오르고 처음처럼 출고가격은 오르지 않아 음식점들이 술값을 올려 받기 힘들었다"며 "하지만 19일부터 처음처럼 가격도 오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소주 값을 올려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상가번영회 차원에서 소주 가격을 한꺼번에 올리려는 움직임도 있다. 서울 구로구의 한 음식점 상조연합회는 손님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 연휴가 끝난 이후 연합회 소속 100여 곳이 넘는 음식점에서 일제히 주류 가격을 올릴 방침이다.

◇실제 인상폭보다 훨씬 큰 인상폭, 서민들만 '봉'

이 같은 음식점 가격인상은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원래 제품 가격 인상폭을 훨씬 웃도는 큰 폭의 인상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소주업체들이 주류도매상에 납품하는 출고가격은 병당 72.8원(8.1%)이 올랐다. 이에 따라 도매상이 음식점에 납품하는 소주 가격도 병당 100원꼴로 오르며 병당 평균 1200원선이 됐다. 그러나 음식점들은 1000원씩 술값을 올려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인상은 33.3%에 달한다.

밀가루도 마찬가지다. 밀가루 값 인상으로 짜장면과 짬뽕을 만드는 중력분 1포대(20kg)는 가격이 1550원 올랐다. 중력분 1포대로 짜장면을 100그릇 이상 만들 수 있으므로 순수하게 밀가루 가격 인상에 따른 짜장면 원가 상승분은 1그릇 당 16원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메뉴 가격은 한번 오르면 500~1000원씩 오르는 것이다.

여의도에 직장을 둔 임철우 씨는 "식품과 주류 가격의 실제 인상폭보다 식당의 주 메뉴와 술값 인상폭이 훨씬 높아 외식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월급은 오르지 않은 채 고물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돼 점심 메뉴 선택이 이제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프랜차이즈업체는 치솟는 원재료비 속에서 원가 관리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짬뽕 프랜차이즈업체 홍콩반점0410 관계자는 "짬뽕 1그릇 원가에서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로 사실 밀가루 값이 오르면 장사하기 힘들다"며 "앞으로 밀가루업체와 협의해 우리 매장에서만 쓰는 프라이빗 브랜드(PB) 밀가루를 별도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업체는 오징어나 양파, 배추 같은 재료들은 가격이 쌀 때 대량 구입해 비축하는 방식으로 원가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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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원종태기자 go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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