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산양, 관광객들 사진공세에 바다 뛰어들어 익사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알래스카 주 남단의 유명 항구도시에서 길 잃은 산양 한 마리가 관광객들의 사진 공세를 피해 달아나다 결국 바다에 뛰어들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알래스카 지역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빙하 관광과 낚시로 유명한 알래스카 관광도시 스워드의 제방에 산양 한 마리가 나타나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으나, 야생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몰이해와 배려 부족으로 어이없는 죽음을 맞았다.
알래스카 주 경찰은 "오후 6시30분께 산양의 행로를 확인했으나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마을 중심가에서 해안으로 이동하는 산양을 사람들 무리가 따라갔고, 그 결과 산양이 바다로 뛰어들어 익사했다"고 밝혔다.
시카고 트리뷴은 "이 지역에 무스·고슴도치·곰 등이 출몰하지만, 산양은 가파른 고산지대에 살면서 땅으로 내려오는 일이 흔치 않다"며 산양이 알래스카 주민들의 시선까지 사로잡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목격자 케리 오닐은 "산양이 레스토랑 주차장을 황급히 가로질러 해변으로 향해 가는 것을 봤다"면서 "야생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산양은 곧 인파에 둘러싸였고, 사진을 찍으려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빠져나갈 곳을 찾지 못하자 바다로 뛰어내렸다.
알래스카 주 경찰은 사람들의 사소한 욕심이 산양을 죽게 했다며 관광객들에게 "우연히 야생동물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충분한 거리를 두어 운신의 폭을 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일은 야생동물에 대한 인간의 이해 부족이 불러온 일련의 사고 중 하나다.
지난 5월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서 관광객이 무리를 벗어난 새끼 바이슨을 자동차에 싣고 이동해 공원 관리소에 넘겼다가 다시 무리에 섞이지 못해 안락사되는 운명에 처하게 했다.
워싱턴 주에서는 한 여성이 새끼 물개를 쇼핑백에 담아 집으로 데려왔으나 어떻게 돌봐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다가 생존이 어렵게 돼 이달 초 관계기관이 안락사시켰다.
또 올해 초 아르헨티나의 한 해안에서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아기 돌고래를 잠시 모래 위에 올려놨다가 숨지게 한 일도 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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