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경영권 분쟁 1년..달라진 점은?

류정민 기자 2015. 12. 2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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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원칙'에 의거한 경영 강조, 이사회 거쳐 정기 임원인사 순환출자 84% 해소, 호텔롯데 상장 추진.."의사결정 빨라져"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타워에서 열린 '대한민국 랜드마크 롯데월드타워 상량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5.12.2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의 단초가 된 신동주(61)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주요 계열사 해임이 1년이 지나면서 그간 롯데그룹의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12월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상사, 롯데, 롯데아이스 등 3개 자회사 임원직에서 전격적으로 해임되며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듬해 1월 롯데홀딩스 이사에서도 해임돼 후계 구도에서 배제됐다는 재계의 해석을 낳았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빈자리는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이 대신했다. 신동빈 회장은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 직후 일본을 찾아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72) 사장 등 주요 임원들과 현안을 논의하는 등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원톱'으로 부상했다.

◇신동빈, '법과 원칙'에 의거한 경영 강조

이번 경영권 분쟁 이후 롯데의 가장 큰 변화는 '법과 원칙'에 의거한 경영을 지키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동빈 회장은 28~29일 이틀에 걸쳐 진행하고 있는 2016년 한국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각 계열사별 이사회를 반드시 거친 후 발표하도록 했다.

롯데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안정속의 변화'와 '미래 인재 육성'에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인원 롯데정책본부 부회장, 소진세 대외협력단장, 황각규 정책실장 등 그룹 핵심 임원 대부분이 유임된 가운데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가 퇴진, 상임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롯데면세점 신임 대표에는 장선욱 대홍기획 대표가 임명됐고, 대홍기획 대표는 정책본부 운영실 소속 이갑 전무가 맡는다.

롯데그룹은 29일에는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등 식품 · 중화학제조 사업 부문의 임원인사를 이사회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신동빈 회장은 '인사는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정사안'이라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달 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지시서 한 장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진심으로 하는 것이라면 엄청난 착각"이라며 "기업의 문제에 대해서는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롯데, 경영권 분쟁 점화 이후 지배구조 개선도 속도

이번 경영권 분쟁은 롯데그룹에 대한 비난 여론을 형성했지만 롯데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전까지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공고한 1인 지배체제하에 대부분의 계열사를 비상장사로 유지해왔고 내부 지배구조나 의사결정체계 등도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변화의 시점으로는 신동빈 회장이 지난 8월 12일 대국민 사과에 나서며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의 상장을 공식화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난 7월 27일 신격호 총괄회장을 앞세워 자신을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하려 하자 이튿날인 7월 28일 이사회를 통해 오히려 신격호 총괄회장을 대표에서 해임하며 곧바로 반격했다.

8월 17일에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신동빈 회장 본인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및 경영투명성 개선 관련 안건을 통과시켜 경영권 분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비상장사인 롯데홀딩스는 사외이사를 두지 않아도 되지만 신 회장은 '법과 원칙'에 의한 경영을 강조하며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한국 롯데그룹은 계열사 중 자산규모 3000억원 이상의 비상장사까지 사외이사를 두도록 했다.

신 회장은 한국 롯데 계열사간 순환출자도 84% 가량 해소한데 이어 이달 21일 호텔롯데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현안도 빠짐없이 챙겨나가고 있다. 경영권 분쟁 한창인 10월말 삼성 화학계열사의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는 추진력도 보여줬다.

한국과 일본 롯데 간 협업도 강화해나가고 있다. 내년에 공동으로 태국 방콕에 면세점을 출점하기로 한데 이어 일본 롯데제과가 인도네시아 등에서 제조한 과자 제품을 한국 롯데의 해외 판매망을 이용해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에 판매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롯데도 신 회장이 맡은 이후 의사결정이 빨라졌고 적극적으로 투자를 검토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며 "임직원들도 변화를 실감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 롯데 임직원과 주주들이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주장했다.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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