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연계 사각.. KTX 광명역은 '외딴섬'

권구성 2015. 10. 25.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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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11주년 하루 이용객 9000명
# 서울 금천구 주민 박모(32)씨는 얼마 전 KTX를 이용하려고 광명역에 갔다가 부아가 치밀었다. 인근의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에서는 광명역까지 한 정거장만 가면 되는데 이 지하철이 하루에 10편밖에 운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기 때문이다.

시내버스로는 광명역까지 30분 넘게 걸리는 것을 확인한 그는 택시를 탈 수밖에 없었다. 박씨는 “이럴 거면 지하철을 타고 용산역으로 갈걸 그랬다”며 “안 그래도 KTX가 비싼데 택시비로 8000원을 더 썼다”고 불평했다.

# 인천 부평구의 집과 천안의 학교를 매일 오가는 대학생 이모(24·여)씨는 집에서 가까운 광명역 대신 서울역에서 천안아산역을 오가는 KTX정기권을 이용한다. 이씨는 “광명역보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KTX 정기권의 가격이 4만원 정도 더 비싸지만 집에서 광명역까지 가는 대중교통이 불편해 서울역에서 KTX를 탄다”고 말했다.
올해로 개통 11주년을 맞이한 KTX 광명역이 접근성 문제로 적잖은 이용객의 외면을 받고 있다. 2004년 개통 당시 하루 평균 2만4000명을 예상했던 이용객 수는 현재 40% 수준도 못 미치는 9167명(지난해 기준)에 불과하다. 경기도 광명시의 8만여평의 부지에 4068억원을 들여 국내에서 서울역 다음으로 크게 지은 역사의 위용에 비춰보면 매우 초라한 성적표다.
이는 광명역과 연계된 서울 서남부권과 인천지역 대중교통망의 부실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 국토교통부는 광명역 개통 시기에 맞춰 수도권 1호선 전철과 연결된 ‘셔틀 전철’(서울 영등포역∼광명역) 노선을 운행했지만 KTX가 증편되면서 이 전철의 운행 횟수는 하루 10편으로 크게 줄었다. 이마저 출퇴근 시간대에만 집중적으로 운행돼 오전 8시19분부터 오후 4시49분까지 오가는 열차는 전혀 없다. 오후 4시50분에 출발하는 광명행 열차에도 탑승객은 30여명밖에 안 됐다. 
광역철도본부의 한 관계자는 “셔틀전철이 영등포역에서 금천구청역 구간까지는 KTX의 고속전용선을 함께 사용하는데 고속열차가 다니는 시간에 상대적으로 느린 전철을 운행하기 힘들어 그렇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셔틀전철을 대체할 교통수단도 마땅치 않아 광명역 이용객의 불편은 계속될 전망이다. 예컨대 지하철로 5분거리인 ‘금천구청역→광명역’을 버스로 가면 10여개의 정류장을 거쳐 가야 해 30분 이상 걸린다.

인천 등 광명역 인근 지자체 주민들도 광역역 이용에 따른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인천에서 광명역으로 가는 버스노선은 ‘3001번’ 1대뿐이다. 국토교통부의 한 관계자는 “2019년 말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광명역을 지하철로 이용하는 게 편리해질 것”이라고 했다.

권구성 기자 ku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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