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농협 "홈플러스 부분 인수 관심"

김기환 2014. 12. 9.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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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지분100% 보유 英테스코사농심 메가마트에 영남 점포 인수 타진"독과점 논란 고려해 분할 매각이 유력"

홈플러스가 일부 점포 매각에 나선 가운데 농협이 홈플러스 인수전에 본격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앞서 홈플러스가 매각을 타진한 농심과 함께 농협의 가세로 인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농협 고위 관계자는 8일 "농협 하나로클럽과 상권이 중복되지 않는 홈플러스 우수 점포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인수 제안이 들어오면 종합적으로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홈플러스 인수는 130여개 전체가 아닌 지역별 부분 인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협이 부분 인수를 강조한 것은 매각 대금이 약 7조원대로 추정되는 홈플러스를 단독으로 인수하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농협이 홈플러스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6년 유통업에 진출한 농협은 현재 16개의 대형점포인 하나로클럽을 운영 중이다.

앞서 홈플러스 지분 100%를 보유한 영국 테스코는 영남지역 홈플러스 점포 매각건을 두고 메가마트에 의사를 타진했다. 거론되는 점포는 삼천포점·밀양점·칠곡점·장림점·감만점 등 5∼6개 점포다.

부산·경남에 기반을 둔 메가마트는 농심그룹 계열사로 13개 대형마트를 운영 중이다. 메가마트가 홈플러스 점포를 인수할 경우 영남권에서 더욱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홈플러스측으로부터 인수 제안서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몇 해 전부터 나돌던 홈플러스의 매각작업은 영국 유통기업 테스코에 의해 올 하반기부터 구체화되고 있다. 테스코는 올 상반기 4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거둔 데다 9월에는 46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분식회계가 적발돼 영국 금융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10월 테스코 지휘봉을 잡은 데이브 루이스 회장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법인 매각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스 회장은 취임 직후 한국 홈플러스 점포를 둘러보고 현황을 보고받았다. 지난해 사실상 중국에서 철수한 테스코는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한국에서 철수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각종 규제에 경기 불황까지 겹쳐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5683억원을 기록한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은 2012년 4476억원, 2013년 3382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홈플러스는 현재 전국 139개 대형마트와 286개 홈플러스익스프레스(기업형 슈퍼마켓)를 운영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테스코가 홈플러스 통매각이 아닌 점포를 쪼개 파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 중견 유통업체들이 홍플러스 일부 점포를 인수할 경우 골목상권 침해나 대기업의 독과점 논란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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