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리 1호기 '2차 수명연장' 작업 착수
한국수력원자력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58만7000㎾급)의 2차 수명연장(계속운전)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6월까지 제출해야 하는 안전성 평가 보고서 작성을 시작한 것이다.
고리 1호기는 2007년 설계수명 30년이 다 됐지만 정부는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그 해 12월 1차 수명연장을 결정했다.
한수원이 24일 국회 미래창조과학위 송호창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한수원은 7월23일 발전소 설계전문회사인 한국전력기술(한전기술)과 '고리 1호기 예비 안전성 평가' 용역 계약을 맺었다.
고리 1호기의 2차 수명연장을 위한 한수원의 구체적인 준비작업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자력안전법을 보면 발전용 원자로 운영자(한수원)가 원전의 수명연장을 원할 경우 설계수명이 끝나기 2~5년 전에 3개 보고서(주기적안전성평가보고서, 수명평가보고서, 방사선환경영향평가보고서)를 원전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1978년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 1호기 설계수명은 30년이며, 1차 수명연장에 따라 2017년 6월18일까지 운영된다. 2차 수명연장 신청 기한은 내년 6월18일까지다.
이번 예비 안전성 평가 보고서 범위는 실제 보고서 항목 118개 중 18.6%인 22개뿐이지만 원자로 압력용기, 원자로 내부구조물, 1차 계통(원자로 내) 배관 등 원전 안전에 핵심적인 기기가 포함되었다. 1차 수명연장 후 안전성 평가에 추가·개정된 사항, 설계가 변경된 주요 기기도 평가 대상이다.
한수원도 시방서(사양서)에 "(이번 용역 보고서는) 고리 1호기 주요 설비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예비 평가로 세부 업무의 24% 분량"이라고 밝혔다.
용역보고서 기한은 10월22일이다. 전문가들은 10월에 나오는 고리 1호기 예비 안전성 평가 결과가 연말에 발표되는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내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해 2년에 한 번씩 세우며 전력 수요 전망, 발전소 건설계획 등이 포함된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현행법은 발전사업자가 발전소를 폐지할 의향이 있으면 전력수급 기본계획 수립 전에 폐지 의향서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며 "한수원이 용역 결과에 따라 고리 1호기 폐지 의향서 제출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수원은 노후 원전을 폐쇄해야 한다는 국민 뜻을 반영해 원전 수명연장이 아닌 폐로(수명이 다한 원전의 원자로 처분)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수원 관계자는 "주기적 안전성 평가는 수명연장 여부와 상관없이 법적 절차에 따라 10년에 한 번씩 해야 한다"며 "원전 계속운전 여부는 그 다음 문제"라고 말했다.
<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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