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캐스트 [써보니] 구글의 영리한 선택

2014. 5. 1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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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를 위한 스마트미디어 이버즈]

작년 7월 구글은 '크롬캐스트'라는 흥미로운 디바이스를 내놓는다. 스마트 기기와 TV를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지닌 제품으로 TV의 HDMI 단자에 연결해서 쓸 수 있는 동글 형태를 지녔다. 이 녀석이 눈길을 끈 것은 기능도 기능이지만, 35달러의 저렴한 몸값도 한몫했다.

그리고 해가 지난 2014년 5월 14일. 국내도 정식으로 출시가 결정됐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처음이며, 가격은 부가세 포함 4만 9900원이다. 과연 어떤 제품인지 한번 살펴봤다.

쉬운 설정

크롬캐스트는 TV의 HDMI 단자에 꽂아 쓰는 동글형 기기다. 별도의 전원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전원어댑터뿐만 아니라 USB로도 된다. 요즘 TV는 USB가 기본 장착되어 있으니, 굳이 전원어댑터를 쓸 필요는 없어 보인다.

구글이 크롬캐스트에서 강조하는 부분 중의 하나가 쉽고 간편하다는 것이다. 이점은 설정에서부터 알수 있는 대목인데, TV에 장착한 크롬캐스트의 와이파이 설정만 하면 끝이다. 스마트 기기나 노트북에선 별다른 설정 없이 크롬캐스트와 연결할 수 있다.

크롬캐스트 와이파이 설정은 전용 앱으로 할 수 있다. iOS, 안드로이드 모두 '크롬캐스트' 앱을 내려받으면 된다. 크롬캐스트가 와이파이와 연결되었다면, 이 와이파이에 연결된 모바일 기기에선 추가 설정 없이 크롬캐스트를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 기기와 TV가 따로 또 함께

스마트 기기와 TV를 연결하는 방법은 이미 다양하게 나와 있다. 이들은 보통 '미러링'을 쓴다. 즉, 스마트 기기에 담긴 콘텐츠를 TV로 쏘는 것이다. 그렇기에 미러링을 하는 동안 모바일 기기는 계속 콘텐츠를 재생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크롬캐스트는 전혀 다른 방식을 쓴다. 위에서 크롬캐스트를 와이파이에 연결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단지 스마트 기기의 연동을 위해서만이 아니다. 스마트 기기에서 보던 콘텐츠를 크롬캐스트를 이용해 TV에 재생하면, 스마트 기기에서의 재생은 멈춘다. 대신 크롬캐스트가 직접 와이파이를 통해 인터넷에서 콘텐츠를 수신해 TV에 뿌려준다. 그렇기에 재생되는 동안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고, 태블릿으로 메일을 확인하는 것이 전혀 문제없다.

그렇다면 콘텐츠 제어는 어떻게 할까? 이는 스마트 기기에서 이루어진다. 버튼만 빼곡한 스마트 TV의 리모콘이 아닌, 편리한 스마트 기기가 리모콘이 되는 셈. 스마트폰에서 동영상 보는 것도 똑같이 재생, 일시정지, 건너뛰기 등의 모든 제어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TV를 스마트하게 바꾸는 것이 아닌, 스마트 기기로 바보상자를 스마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셈이다.

멀티 플랫폼 지원

크롬캐스트는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쓸 수 있다. 안드로이드, iOS, 윈도우, 리눅스, 맥 OS 등 가리지 않는다. 사실 플랫폼이 아닌 앱 단위에서 크롬캐스트 지원 여부가 필요하다. 유튜브, 구글플레이 무비 등의 모바일 앱에는 이미 크롬캐스트 기능이 적용되어 있으며, 이번 국내 출시와 함께 호핀, 티빙도 크롬캐스트를 지원하고 나섰다.

구글은 이미 크롬캐스트 SDK를 공개한 상태다. 개발자는 마음만 먹으면 자사의 앱에 크롬캐스트를 적용할 수 있다. 국내에 정식 출시가 되었으니, 다양한 서비스가 크롬캐스트 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PC에선 크롬 브라우저에 확장기능만 설치하면 크롬캐스트를 이용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없나?

크롬캐스트는 동영상, 음악 등의 콘텐츠를 이용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아 보인다. 하지만 그 외 부분에서는 답답한 면이 많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의 화면을 고스란히 TV에 띄우고 싶다면, 크롬캐스트 기본 기능에서는 이를 할 수 없다. 이를 지원하는 게 어렵지 않을 테지만, 구글은 선을 그어 놓았다.

스마트 기기에 저장된 동영상을 TV에서 보기 어렵다는 점도 아쉽다. 물론 이를 지원하는 써드파티 앱이 나와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해당 앱을 설치해야 할뿐만 아니라 파일 형식에 따라 재생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국내 지원 앱이 부족하다 보니 당분간 유튜브나 구글플레이 무비 외 쓸 일이 없는 점도 꼽을 수 있다. 미디어 콘텐츠를 사용하기 좋긴 하지만 서비스 업체에서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국내 출시와 더불어 호핀과 티빙이 지원된다고는 하지만, 크롬캐스트 때문에 이를 가입할 필요까지는 있을까 싶다. 게다가 IPTV 사업자의 경우 모바일용 IPTV도 함께 서비스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크롬캐스트 지원을 선뜻 하기 어렵다.

구글은 2010년 스마트 TV 플랫폼을 내놓았지만, 쓴맛만 봤다. 그런 상황에서 눈을 돌려 만든 것이 크롬캐스트다. 이것저것 담기보단 딱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만 넣었다. 해외에서는 이미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국내도 낮은 몸값 덕에 제법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활용도가 높은 기기가 될지, TV에 꽂아만 놓고 쓰지 않을지다. 국내의 다양한 콘텐츠 사업자들의 크롬캐스트 지원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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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기자(tk@ebuz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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