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적자전환 남양유업..대외 이미지 회복이 첫 단추

2014. 4. 7. 09: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든 탑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남양유업의 작금의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인 듯싶다.

지난해 '갑의 횡포' 논란의 중심에 섰던 남양유업이 여전히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대외 이미지 하락으로 인한 실적 악화, 커피믹스 노이즈 마케팅 논란에 이어 오너리스크까지.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겹쳤다. 대외 사업 환경도 만만찮다. 올해 창사 50주년을 맞이하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먼저 실적이다. 1994년부터 실적 공시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기준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9.9% 줄어든 1조2298억원. 영업손실은 175억원, 당기순손실은 45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남양유업은 1997~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흑자를 기록했다. 그만큼 기초 체력이 탄탄했다. 하지만 대리점 밀어내기와 영업사원 막말 파문으로 추락한 대외 이미지는 쉽게 극복할 수 없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대리점 밀어내기 사태 등으로 인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납부 등으로 당기순이익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남양유업 실적이 급락한 이유는 돌발 변수 때문이다. 올해는 최악의 상황에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회복 속도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남양유업의 기업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남양유업이 V자 형태로 회복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남양유업의 주력 제품은 커피믹스, 우유, 분유 등. 분유는 1위, 커피믹스와 우유 시장에서는 2위다. 그런데 지난해 논란 이후 선발주자와의 격차는 커지고 후발주자와의 격차는 줄어드는 '이중고'에 처했다.

분유 시장에서는 매일유업 선전이 돋보인다. 남양유업은 지금까지 매일유업과 약 5~10%포인트 이상 격차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국내 분유 시장에서 남양유업 점유율은 약 35% 전후, 매일유업은 33~34% 정도로 추정된다. 올해 분유 시장 1위 자리가 바뀔 가능성도 다분하다.

분유, 올해 1위 뺏길 가능성 있어 롯데·네슬레 가세로 커피 시장 고전

남양유업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커피믹스는 시장을 치고 올라가기 쉽지 않다. 김웅 남양유업 대표는 "2년 안에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서 업계 1위 동서식품을 누르고 시장점유율을 50%까지 올릴 것"이라며 공을 들이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게다가 최근 롯데푸드가 글로벌 식품그룹 네슬레와 연합해 합작회사 롯데네슬레코리아를 설립했다. 네슬레의 제품력과 롯데의 유통망이 합쳐지면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

롯데-네슬레 연합군이 시장에 뛰어들면 가장 타격을 받는 곳은 동서식품보다는 남양유업이다.

최근엔 CEO리스크까지 겹쳤다. 김웅 대표는 회삿돈 약 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대표는 지난해 7월 '밀어내기'를 통한 자사 제품 강매 등 혐의로 기소돼 또 다른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CEO 문제가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것임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래저래 바람 잘 날 없는 남양유업이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51호(04.01~04.08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