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검색 파워 기반으로 유통도 "꿀꺽"

2014. 2. 1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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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검색시장의 우위를 기반으로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상품 가격비교 정보를 제공하는 지식쇼핑에다 직접 상품을 파는 오픈형 마켓 샵N까지 가동하면서 온라인 유통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부상했다는 지적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지식쇼핑을 통한 전자상거래 규모는 2012년 2조40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4조2900억원으로 80%가량 대폭 늘었다. 같은 기간 네이버 샵N 거래액은 2012년 2200억원에서 지난해 9500억원으로 4배 이상 폭증했다. 이는 업계 추정치다. 때에 따라서는 이 같은 수치를 넘어 1조원 규모를 넘겼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수치 확인 요청에 네이버는 커머스 관련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온라인 유통업계는 검색 포털로 국내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가 이 같은 절대 우위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도 온라인 유통의 최상위 포식자로 올라섰다며 극도의 위기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 같은 우려 속에 업계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비교장터(지식쇼핑)에다 판매자(샵N)까지 투입하면서 불공정 경쟁구도를 조장했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예컨대 자신을 경기 관리인이라고 밝힌 사람이 직접 선수로 나서 다른 참가자들과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지식쇼핑으로 입점한 쇼핑몰에서 수수료를 받고, 자사 샵N에서의 상품판매로 거래수수료를 얻는 이중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

오픈마켓 한 임원은 "네이버는 가입자 수와 검색시장 독점적 지위를 적극 활용하면서 여러 산업 분야로 문어발 식 사업 진출을 해왔다"면서 "온라인 쇼핑에서도 경쟁사의 정보를 알 수 있는 쇼핑검색을 넘어 직접 판매사업까지 강화하면서 이미 유통 생태계 최상위 사업자로 등극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자사 쇼핑 정책이 거래액을 키우고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있지 않다고 밝혔다. 강력한 검색을 갖기 위한 수단으로 쇼핑 정보가 필요하며 샵N 역시 유통전문회사의 DB 이탈 시 발생할 수 있는 정보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네이버 지식쇼핑 가운데 샵N이 차지하는 거래비중(업계 추정)은 지난 2012년 2분기 9.1%에서 지난해 4분기 22.3%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네이버는 샵N을 별도사업부로 분리했으며 다른 입점사업자와 차별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결과론적 측면에서는 샵N의 점유율 상승이 두드러져 이 같은 설명이 무색해진 모습이다.

네이버의 사업 확장에는 현재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는 없다. 지난해 정치권 일부에서 인터넷 포털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정에 대한 별도 특례를 만들자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논의는 사실상 소멸되다시피 했다.

온라인유통 전문업계는 네이버에 불만은 있지만 의존도는 전혀 낮추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한 사업자를 통하지 않고 대규모 고객을 끌어들일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는 PC 기반 지식쇼핑에서, 11번가와 인터파크는 모바일 부문에서 네이버 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해 DB를 철수시켰다가 채 수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돌아온 전례가 있다. 유통에서 네이버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윤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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