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차단, '폴로·타미힐피거'의 꼼수

김미경 2014. 1. 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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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IP 접속시 국내 사이트로 자동 연결
구매대행·병행수입↑..국내 매출 부진하자
가장 쉬운 직구통로 원천봉쇄 '논란 예상'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미국 랄프로렌 접속이 계속 안 되네요. 작년에 애들 옷을 몇 벌 구입했는데 미국 사이트 주소를 클릭해도 자꾸 한국 사이트로만 연결됩니다."

최근 몇 년 새 해외 직접구매(직구)족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일부 수입의류업체들이 한국 소비자들의 해외 인터넷 쇼핑을 원천봉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내 인터넷주소(IP)로 접속하면 곧바로 한국 사이트로 넘어가도록 설정해 놓는 식의 꼼수를 부리고 있다.

그간 백화점 위주의 영업을 해 온 이들 업체가 해외 직구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고객 추가 이탈을 막는 동시에 국내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자료=신한카드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미국 캐주얼 브랜드 '폴로'로 유명한 랄프로렌의 글로벌 공식 홈페이지를 한국 인터넷주소(IP)로 접속할 때 미국이 아닌 한국 공식 온라인 구매 사이트로 자동 연결되고 있다.

인터넷 주소창에 랄프로렌 영문페이지의 인터넷 주소(http://www.ralphlauren.com)를 직접 입력해도 한국 사이트로 연결돼 해외 직구 통로를 아예 차단하고 있어 소비자 불만이 빗발치고 있다.

주부 박미영씨는 "국내보다 최대 60% 정도 싸게 구입할 수 있어 해외 직구를 자주하는 편인데 지난 블랙프라이데이 때 구입하려고 보니 해외 사이트가 차단된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우회 접속할 수도 있지만 소비자 선택권을 의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물론 고객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미국 사이트에서 99.99달러(약 10만54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폴로 랄프로렌'의 아동용 '바서티 후드다운 재킷'은 국내 온라인몰에서는 23만8000원에 판매하는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아 해외 직구에 대한 고객층의 선호도가 높았다.

SK네트웍스(001740)가 국내 판권을 갖고 있는 타미힐피거와 ㈜동일드방레가 전개하는 프랑스 브랜드 라코스테 역시 한국에서의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SK네트웍스 측은 "글로벌 본사와 정책을 인위적으로 요청하거나 협의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며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직구를 막기 위해 자사가 글로벌 사이트의 접속 차단을 요청했다는 내용은 오해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일본과 중국 역시 글로벌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게 돼 있다"면서 "이는 글로벌 본사의 방침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국내에 직진출한 폴로 랄프로렌은 최근 매출 부진으로 아동용 의류 값을 인하하는 등 국내 온라인몰을 개장한 만큼 국내 소비자를 한국 사이트로 유입하는 동시에 일부 접속 경로를 차단해 해외 직구를 막기 위한 의도적 제한이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랄프로렌 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9월 한국 온라인몰 매장이 공식 오픈된 이후 시범운영하면서 한국 IP 접속을 막아놓은 것으로 안다"며 "어느정도 인지도가 확보되고 안정화되면 조만간 풀릴 예정이지만 본사 방침인 만큼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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