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W 경쟁력 강화로 64비트 AP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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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전자가 수년간 대대적으로 투자한 반도체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가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두뇌로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부문에서 소프트웨어 기술과 고도의 설계기술을 결합해 64비트(bit) AP 시대를 준비중이다.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업계 최초로 8개의 코어를 가진 '엑시노스5 옥타'의 각 CPU 코어를 개별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옥타코어 멀티프로세싱 솔루션' 개발한데 이어 64비트 AP 개발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64비트 AP 개발은 마무리 단계로 차기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채용될 전망"이라며 "안드로이드 OS가 아직 64비트를 지원하지 않아 내년 안드로이드가 64비트를 지원하는대로 채용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사용되는 AP는 32비트 기반이다. 64비트 AP로 바뀔 경우 AP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량이 늘어난다. 따라서 32비트 AP는 총 4기가바이트(GB)의 램을 사용할 수 있는 반면 64비트 AP의 경우 최대 160억GB의 램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즉, 64비트 AP는 종전 32비트 AP와 비교할 때 데이터를 2배 이상 처리할 수 있다. 램 사용량 제한도 없어져 수많은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태스킹 능력도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손바닥만한 스마트폰이 고성능의 PC가 처리하는 작업들을 무리 없이 해낼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3에 32비트 AP와 3GB의 램을 사용했다. 애플은 아이폰5S에 64비트 AP인 A7과 1GB의 램을 사용했다. 스마트폰이 64비트로 작동하려면 운영체제(OS)가 이를 지원해야 한다.

안드로이드는 32비트로 작동한다. 64비트 버전은 내년 이후에나 공개될 예정이다. 반면 애플은 OS와 하드웨어를 직접 개발하고 있어 아이폰5S에 64비트를 업계 최초로 적용할 수 있었다.

'엑시녹스5 옥타'에는 8개의 코어를 작업 환경에 따라 필요한 수 만큼 작동시킬 수 있는 '옥타코어 멀티프로세싱 솔루션'을 적용했다. 간단한 작업은 1개의 코어만 사용하고 작업이 복잡 해 질수록 사용하는 코어를 늘려 성능을 높여준다. 고도의 연산 작업이 필요할 때는 8개의 코어가 모두 작동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P에 8개의 코어를 집어넣는 기술은 반도체 설계에 해당하지만 이를 어떻게 구동시키는가는 소프트웨어 문제"라며 "수년간의 투자를 통해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 8개의 코어를 각각 작동시킬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지난해 소프트웨어 연구소를 설립했다. 반도체 사업의 중심이 메모리 일변도에서 시스템반도체 강화로 옮겨가며 자체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필요하다면 인수합병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경우 CPU, 램과 데이터를 주고받는 방법에 따라 성능 차이가 크게 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엔벨로를 인수해 SSD 관련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였다. 현재 삼성전자의 SSD는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5월 중순에는 업계 최초로 45나노 임베디드 플래시 로직 공정과 이를 적용한 스마트카드 IC 테스트 칩 개발에 성공했다.

임베디드 플래시 로직 공정은 데이터를 제어하고 처리하는 시스템 반도체 회로 안에 데이터를 기억하는 플래시메모리 회로를 구현한 것이다. 집적도와 전력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전 메모리 반도체 시절에는 공정 기술 고도화가 가장 큰 목표였지만 지금은 설계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이 가장 중요해졌다"면서 "뛰어난 하드웨어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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