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아이레저산업, 의혹의 핵심으로부상

최진주기자 2013. 5. 25.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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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회장 개인회사.. 굴업도 개발 추진하며 해외비자금 유입 의혹

오너를 정조준하고 있는 검찰의 CJ그룹 비자금 수사에서 낯선 이름의 기업 하나가 의혹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부동산자산관리업체인 씨앤아이레저산업(이하 씨앤아이). 2006년 설립된 이 회사는 그룹계열사가 아닌, 이재현 CJ그룹 회장(42.11%)과 그의 장남 선호씨(38.89%), 장녀 경후씨(20%) 등 세 사람이 지분 100%를 소유한 '패밀리' 회사다.

씨앤아이의 업무분야는 휴양콘도미니엄, 골프장 조성 및 운영 등 관광레저사업으로 돼 있는데, 실제론 CJ그룹 보유부동산을 관리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부동산관리를 맡으며 사실상 국내 최대 부동산자산관리업체로 성장한 에버랜드를 벤치마킹했다는 소문도 있다.

씨앤아이는 오너 개인회사이지만 실제론 그룹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다. 내부거래비중(CJ그룹 물량)이 무려 97%에 달해, 오너 개인기업에 그룹 사업물량을 몰아주는 전형적인 '일감몰아주기'기업으로 규정되고 있다. 경영진 가운데 이사 1명과 감사 1명은 CJ㈜의 사업팀 및 재경팀 임원이기도 하다.

씨앤아이는 현재 CJ창업투자 지분의 90%를 소유하고 있다. 최근 CJ창투의 실적은 부진한 편이지만, 향후 투자회사나 프로젝트가 '대박'을 낼 경우 오너일가가 막대한 지분법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구조다.

씨앤아이는 2007년 인천시 옹진군 굴업도 레저단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굴업도 대부분의 땅을 사들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던 굴업도에 골프장을 포함해 대규모 레저 관광 시설을 짓는다는 이 프로젝트는 2008년 불거진 CJ 비자금 의혹사건 당시 핵심인물이자,이 회장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이모씨(당시 재무2팀장)가 설계하고 추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씨는 이 회장의 차명자금 170억원을 불리기 위해 돈을 맡겼던 조직폭력배 박모씨가 오히려 손실을 내자 살인을 교사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이씨는 2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당시 판결문을 보면 "이씨가 제안해 굴업도에 레저타운 건설 사업을 하기로 했고, 토지 매입과 사업 추진을 위해 이 회장 등을 주주로 한 페이퍼컴퍼니인 씨앤아이레저산업을 설립했다"는 부분이 나온다.

굴업도 프로젝트는 3,000억~4,000억원의 투자가 이루어지는 사업이어서, 예정대로 됐다면 씨앤아이는 급성장할 수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해외비자금이 유입됐을 수도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다만 환경단체와 주민 반대에 가로막혔고, 인천시가 2009년 12월 이 사업에 대해 심의 보류 결정을 내린 후 현재 사업은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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