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아이폰을 버려야 애플이 산다"
"내가 죽은 해 우리는 스마트폰 1위 자리를 내줬다. 사람들은 이제 예전처럼 애플에 혁신을 기대하지 않는다. 우리는 언제쯤 아이폰 이상의 아이폰을 내놓을 수 있을까?"
2011년 10월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 애플 전 CEO(최고경영자)는 지금쯤 땅속에서 이처럼 고뇌하지 않을까. 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잡스는 역설적으로 애플이 지금의 아이폰을 버려야만 지속가능한 성장이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잡스는 아이폰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며 스마트 혁신을 일으켰지만 그의 후세에는 아이폰을 극복해야 한다는 난제를 남기기도 했다. 현재의 애플은 이 어려운 숙제를 풀기 위한 해답 찾기에 빠진 상황이다. 하지만 잡스가 제시하는 답은 간단했다. 그는 기술적인 관점과 소비자적인 관점을 합친 곳에서 정말 훌륭한 제품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는 24년 전 'Inc.'를 통해 밝혔던 것과 똑같은 내용이다. 당시는 컴퓨터를 만들었을 시기로, 제품만 스마트폰으로 바뀌었을 뿐 제품관은 동일했다.
잡스는 "소비자에게 뭘 원하는지 묻고 거기에 딱 맞는 제품을 주기는 어렵다. 소비자도 기술이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그렇다면 이를 상호적으로 절충하는 돌파구를 찾는 것만이 정답이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시각에서 잡스는 최근 출시된 아이폰5에 대해 합격점을 주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세련된 디자인과 넓어진 화면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맞지만 지도 오류 등 기술적 측면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점이 못마땅한 것이다. 완벽주의자로 알려진 잡스 눈에 곱게 보일 리 없다.
이와 함께 잡스는 소비자들도 좋은 제품을 쓰려면 기다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잡스는 애플이 후속 스마트폰을 서둘러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다시 한 번 세상이 들썩거릴 만한 제품을 찾는 데 골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능하다면 지금의 아이폰과 전혀 다른 제품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잡스의 자기부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5년 그는 "애플의 수익구조가 주력 제품인 매킨토시에만 편중돼 주가 폭락 등 시장변동에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끝으로, 현 애플 CEO인 팀 쿡이 지난해 말 최대 분기실적에 대한 감사로 직원들에게 축하 e-메일을 전한 것과 관련, 그는 입을 굳게 다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역대 개성공단 기업협회장들 "남북 경협·평화 상징 피해 없어야"
- <인사> 포스코 外
- [커버스토리] '제3의 혁명' 모바일, 세상을 뒤집다
- SK플래닛, 다문화가족 자녀 대상 치과 진료 봉사
- 단종예고에 상한가..'서민車' 다마스 · 라보 '귀하신 몸'
- “김마리아가 누구야?”…송혜교, 또 나섰다
- “만점 받아도 의대 어렵다” 국·수·영 다 쉬운 수능에 입시 ‘혼란’ 예고
- ‘여직원 성폭행 논란’ 김가네 회장…‘오너 2세’ 아들이 사과하고 ‘해임’
- 김소은 '우결' 남편 故송재림 추모…"긴 여행 외롭지 않길"
- [단독] 사생활 논란 최민환, ‘강남집’ 38억에 팔았다…25억 시세차익 [부동산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