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오일쇼크 막아줄 타이트 오일 잡아라"

김이삭기자 2013. 2. 1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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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 채굴 기술 혁신에 미국 하루 200만배럴 생산산유국 지형도 변화 예고"수입 다변화 전략" 목소리

'셰일 가스(shale gas)'열풍이 '타이트 오일(tight oil)'붐을 낳고 있다.

셰일 가스란 모래와 진흙이 굳어져 생긴 퇴적암층(셰일층)에 형성되어 있는 천연가스. 타이트 오일은 셰일 가스와 함께 매장되어 있는 원유를 말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채굴기술 개발로 셰일 가스의 경제성이 높아지자 타이트 오일 역시 함께 각광을 받고 있다. 타이트 오일은 탄소 함유량은 많은 대신, 황 함량은 적은 경질유여서 부가가치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마 전까지 타이트 오일은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땅 속 깊은 퇴적층의 미세한 틈새에 존재하는 원유를 뽑아낼 기술이 사실상 전무했던 탓이다. 하지만 셰일 가스 혁명으로 촉발된 채굴기술의 혁신은 타이트 오일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타이트 오일 추출에 수평시추와 수압파쇄 등 셰일 가스와 동일한 채굴방식이 적용되면서 생산량이 급속도로 늘어나게 된 것이다.

타이트 오일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미국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09년 하루 2,500배럴에 불과했던 타이트 오일 생산량은 지난해 200만배럴로 800배나 급증했다. 이 기간 미국의 일반 원유 생산량은 하루 31만배럴 감소한 반면, 전체 원유 생산은 87만배럴이나 증가해 타이트 오일의 생산 확대 기여율이 무려 135.6%에 달했다.

생산단가나 매장량을 봐도 타이트 오일의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현재 타이트 오일의 생산단가는 배럴당 50~80달러 선. 브라질 심해 유전 등 신규 유전에서 시추되는 전통 석유가 39~79달러의 비용을 지불하고 생산되는 점을 감안할 때, 개발 잠재력은 확보됐다고 볼 수 있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타이트 오일의 가채 매장량을 2,400억배럴으로 추산하는데, 이는 330년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IEA는 2013년 에너지전망 보고서에서 "타이 오일의 생산 확대로 미국은 2020년께 원유생산량 세계 1위 자리를 꿰차고 2035년에는 원유 순수출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타이트 오일의 부상은 장기적으로 유가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물론 북미를 제외한 지역의 타이트 오일 개발은 아직 초보 단계이고, 셰일 가스와 마찬가지로 시추 과정에서 수반되는 환경오염 문제 등 대량 생산에 대한 걸림돌은 남아 있다.

그러나 그 동안 중동 산유국들이 주물러왔던 석유수급 구조에는 변화를 몰고 오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광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타이트 오일 의존도가 증대될수록 중동 산유국의 입김이 줄어 들면서 비전통 석유가 유가 변동성을 해소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석유 자립도가 높아질 서방 국가들에 비해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절대적인 우리나라(88.7%)는 '타이트 오일 시대'에 대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생산, 운송 등 도입 방식이 다른 타이트 오일로 수입선을 대거 전환하는 데는 여러 제약이 따른다"며 "늦었던 셰일 가스 대응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석유수입 다변화와 같은 장기 과제 차원에서 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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