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에 새 '조종사노조', 한 지붕 세 노조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김태은기자][군출신 조종사 협의체 '대조협' 노조 설립… 노사 갈등에 노노 갈등 우려]

대한항공의 군출신 조종사들이 기존 조종사노동조합과 별도로 새로운 노조를 설립했다. 선명성을 앞세우며 회사와 대립각을 세운 기존 조종사 노조 행태와 노선에 비판적이라는 점에서 노노갈등이 증폭될 지 우려된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엔 3개의 노조가 공존하게 됐다.

30일 대한항공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대한항공 조종사 새 노동조합'이 설립 신고증을 수령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에서 탈퇴한 군 출신 조종사들이 만든 대한항공조종사협의회(대조협)이 새 노동조합의 전신이다. 대한항공 조종사 새노조는 기존 대조협 회원과 조종사들로부터 노조 가입 신청을 받는 한편 지난 21일 새노조 위원장과 사무총장 선출 공고를 내고 조직 인선을 꾸리고 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가입대상이 조종사인 노조가 1개에서 2개로 늘었으며 대한항공 전체로는 사무직과 정비직 등이 가입돼 있는 일반노조까지 1사 3노조 체제를 갖추게 됐다.

대한항공은 일반노조와 별도로 지난 2000년 조종사노조를 출범시켰다. 복수노조 설립이 허가되기 전이었으나 한 기업 내에서 가입 대상자가 다른 노조는 설립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조협은 2003년 조종사노조에서 탈퇴한 군 출신 조종사들로 구성된 협의체다. 그해 단체협상 때 '군 출신 경력 인정'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다가 군 출신들이 대거 이탈해 만들었다. 정식 노조는 아니지만 지난 2012년 말 회원수 760명을 돌파하며 조종사노조에 버금가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이들은 비록 같은 조종사지만 파업이나 처우 문제 등에 대해 조종사노조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 2005년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파업을 일으켰을 때에도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내며 파업과 거리를 뒀고 이에 대해 조종사노조는 대조협이 사측에 붙어 '해노 행위'를 한다며 비난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 이후로도 두 조종사 단체의 갈등은 더욱 심화됐다. 지난해 하반기 비행시간 50시간 추가 연장을 골자로한 단체협약 체결을 앞두고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조종사노조의 반대 투표로 부결되자 회사 측이 조종사와 개별적으로 근로계약 체결을 추진했고 절반이 넘는 조종사들이 개별동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종사노조는 회사 측이 노조에 보장된 단체교섭권을 흔드는 것이라며 반발하는 동시에 대조협이 회사와 손잡고 조종사들의 개별동의서 제출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단체협약 부결 이후에는 사측이 대조협을 파트너로 삼아 단협 수정안을 논의했다는 정황을 폭로하기도 했다.

대조협은 조종사노조가 번번이 회사 측과 대립하는 것이 오히려 조종사들의 권익신장을 방해하고 비행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정식 노조로 전환해 조종사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종사 새노조 측은 "신뢰를 바탕으로 '노사'는 물론 '노노' 관계에서 상생을 도모하고 통합과 화�을 이루는 방향으로 업무를 추진할 것"이라며 "'노노'간 갈등요인이 됐던 제반 문제는 갈등 발생 이전 시점의 상태로 정상화하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노사관계에 있어 창구가 다양화됨에 따라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김태은기자 ta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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