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85명 임원 승진… 그중 74명이 '고속 진급'

조선비즈

올 3월에 부장이 된 지 9개월 만에 상무로 또 승진했다. 삼성에서는 보통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하는 데 4년이 걸린다. 1년도 안 돼 직장인의 '별'이라는 임원을 단 주인공은 삼성전자 조인하(38), 류제형(38) 상무. 이건희 회장 등 오너 일가와는 무관한 보통의 샐러리맨 출신들이다. 초고속 승진이 가능했던 비결은 아주 단순하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삼성의 인사원칙이 적용된 때문이다.

◇30대 임원 발탁… 젊은 삼성

삼성그룹이 7일 발표한 정기임원 인사에서 승진자는 485명. 지난해(501명)보다 16명 줄었다. 이 중 335명이 신임 상무로 승진했다. 74명은 승진연한을 뛰어넘은 발탁인사였다. 역대 최대규모다. 세계 경기침체와 급변하는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미래성장을 주도할 도전적인 인물을 대거 중용한 것이다.

신임 임원들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 47세에서 올해 46.9세로 다소 낮아졌다. 사장단을 제외한 전체 임원 역시 작년 48.5세에서 올해 48.3세로 젊어졌다.

30대 임원도 4명이 나왔다. 30대 임원 중 유일한 여성인 조인하 상무는 근무환경이 열악한 중남미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탁월한 실적을 올렸다. TV시장점유율 36%로 1위를 달성한 주역이다. 류제형 상무는 제조기술 전문가다. A3급 프린터 설계와 LED(발광다이오드) TV 발열문제를 개선한 공을 인정받았다. TV디자인 전문가 김경훈(38) 상무와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개발에 참여한 상품기획 전문가 박찬우(39) 상무도 2년을 건너뛰며 승진했다.

◇무선사업부 최대 규모 승진

삼성 임원인사의 전체 승진자 숫자는 줄었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226명)보다 많은 승진자를 배출했다. 승진 임원 240명으로 그룹 전체 승진자(485명)의 절반(49.5%)에 육박한다. 지난해는 전체 승진자 중 삼성전자 비중이 45.1%였다.

무선사업부는 개발·마케팅 등 핵심 분야 인재가 대거 발탁돼 승진했다. 이 사업부는 스마트폰 등으로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0%를 올리는 곳이다. 스마트폰 개발의 3대 핵심 영역인 하드웨어·소트프웨어·기구를 담당하는 노태문·김병환·김희덕·송현명 전무가 나란히 1년 앞당겨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여성·외국인 인재 중용

여성과 외국인 인력을 대거 발탁한 것도 특징이다. 여성임원 승진자는 12명으로 지난해 9명보다 3명 늘었다. 스마트폰 마케팅 담당 이영희 전무는 지난해 승진한 심수옥 부사장에 이어 삼성전자의 두 번째 여성 부사장이 됐다. 여성인력을 육성해 '소프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이건희 회장의 지론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그룹 내 전체 여성임원의 숫자도 올해 33명으로 지난해(24명)보다 크게 늘었다.

외국인 임원 승진자는 지난해보다 1명 늘어 9명이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 부법인장 팀 백스터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외국인이 본사 부사장 자리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현장 중심 인사도 더욱 뚜렷해졌다. 미래성장의 근간인 연구개발·기술, 영업·마케팅 분야에서 각각 191명, 136명의 승진자가 나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반면 스태프 조직 승진규모는 29.9%로 지난해(33.1%)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이건희 회장 비서팀장인 조용휘 부장은 상무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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