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경제(<이건희 취임 25주년> ③ 헤쳐나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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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취임 25주년> ③ 헤쳐나갈 숙제 만만찮다

신성장동력 확보·경제민주화 대처 등 쉽지 않아

부작용없는 경영권 승계도 관심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이건희 회장 취임 이후 삼성그룹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국가 경제에 큰 몫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는 이 회장의 기업가적인 감각과 혁신, 남보다 멀리 볼 수 있는 안목이 있었다는 것도 인정할 부분이다.

그러나 시대상황과 경제구조의 변화, 여기에다 동반성장과 상생을 바라는 국민적인 요구는 지금까지의 그룹 운영 방식을 고집할 수 없게 하고 있다.

변화된 환경에 맞는 성장 방정식을 새로 만들어내야 하고 사회적 요구도 어느 정도 수용해 글로벌기업다운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그룹의 경영권을 넘기는 작업도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은 = 삼성그룹의 성장은 2000년대 초반까지는 반도체가 주도하고 이후에는 휴대전화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삼성그룹의 순이익은 20조3천억원이며 이중 삼성전자가 16조2천500억원을 벌어들였다. 그룹 전체 매출의 80%를 삼성전자가 벌어들인 것이다.

삼성그룹의 계열사가 80개에 이르지만 삼성전자의 '원맨쇼'만 펼쳐질 뿐 나머지는 글로벌 9위 브랜드인 '삼성'에 맞는 활약을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순이익중에서는 절반이 넘는 8조2천700억원이 휴대전화를 포함한 통신사업에서 나왔다. 결국 그룹 전체 순이익의 40% 이상이 통신사업에서 나왔다는 것으로 그만큼 휴대전화 사업에 대한 편중이 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그룹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편중된 이익구조에서 벗어나 수익원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돌발적인 변수가 생겨 휴대전화사업이 타격을 입을 경우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이건희 회장도 지난해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들이 10년내에는 사라질 것"이라는 말로 위기감을 강조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요구했다.

삼성그룹은 '신수종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미래의 먹거리를 키워나가고 있지만 아직은 주목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는 않고 있다.

삼성이 정한 5개 신수종 사업은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이다.

이들 신수종사업은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은데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속도를 내지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제민주화 요구에 대한 해법은 = 올 초부터 불기 시작한 경제민주화 요구는 삼성그룹의 변화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

경제민주화 바람은 올해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고 여기에 맞춰 정치인들이 표심을 잡느라 어느 해보다 강하게 불고 있으며 내년 이후에도 세기의 차이가 있더라도 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자본주의 또는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나타난 사회양극화 등 부정적인 면을 치유해야 한다는 논의는 전세계적인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대선 결과에 따라서는 그룹의 구조 변화를 요구받을 수도 있다.

삼성그룹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금융·보험 계열사가 보유 중인 비금융계열사 주식의 의결권을 15%에서 5%까지 낮추겠다는 공약이다.

현재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 출자 고리가 형성돼 있는데 의결권을 5%로 낮추게 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7.21%중 5%를 넘는 부분은 매각해야 하며 매각하지 않더라도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결국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는 삼성생명에 대한 영향력을 앞세워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는 이건희 회장에게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이 회장은 삼성생명 주식 20.76%를 가지고 있다.

집단소송제 확대, 집중투표제 도입, 금융지주회사 도입 등도 신경쓰이는 공약이다.

삼성그룹으로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가 기업의 투자의욕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실제 정책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라는 것.

하지만 '재계의 맏형'인 삼성그룹으로서는 정부의 방침에 상관없이 동반성장의 움직임, 상생의 분위기를 외면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경영권 승계도 이건희 회장으로서는 고심해야 할 부분이다.

현재 분위기로는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즉 후계 구도는 윤곽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룹경영권을 언제, 누구에게 넘기느냐도 관심이지만 승계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도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경영권을 넘긴 직후 그룹이 혼란에 빠지거나 글로벌 영향력이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면 그룹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2년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을 그룹내에 어떻게 자리매김시킬지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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