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때 소비자는 달콤하거나 매운 것 찾는다"

김창남 기자 2012. 11. 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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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엔 미니 스커트와 함께 빨간색 립스틱이 잘 팔린다는 경제속설처럼 소비자들의 입맛도 더 자극적인 것을 찾기 마련이다.

여성들이 불황기에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미니 스커트와 빨간색 립스틱으로 꾸미듯이, 소비자들도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단맛이나 매운맛을 찾게 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불황 속에 변화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유통업계의 움직임이 부산해지고 있다. 이는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 것 외에도 기존 제품에 맛의 변화 등을 통해 소비자의 까다로워진 입맛을 맞추려는 것.

실제로 1999년 출시된 롯데칠성음료(005300)의 니어워터(미과즙음료)인 '2%부족할 때'는 최근 단맛 성분을 높였다. '2%'는 한 때 '웰빙 바람'을 타고 2000년 연매출 1650억원을 달성하며 최고 히트 상품으로 등극했지만 요즘과 같은 불황기에는 민민한 맛이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변화를 준 것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제품을 리뉴얼할 정도는 아니지만 불황에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단맛을 많이 찾기 때문에 설탕 성분을 추가해 맛의 변화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크라운제과(005740)도 불황기 소비 트렌드에 맞추기 위해 장수브랜드인 '미니쉘' 시리즈에 골드피넛 맛을 작년 말 추가했다. 골드피넛은 기존 딸기, 모카, 아몬드, 블루베리 등에 비해 달콤한 맛을 더욱 강화시킨 제품으로 출시 이후 10억원 가량 팔렸다.

또 매운 맛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 1~22일 전주비빔, 불닭갈비 등 매운양념 삼각김밥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30.7%가량 상승했다. 또 새우깡 매운맛, 꼬깔콘 매콤달콤, 양파링 매콤한 맛 등 매운맛 과자의 매출도 37.8% 늘었다.

이 때문에 세븐일레븐은 그동안 취급하지 않았던 감자칩 '프링글스' 매운맛을 지난 8일부터 취급하기 시작했다.

호빵 업계도 불황에 매운 것이 잘 팔린다는 속설을 반영, 샤니가 지난 9월 매운맛의 '핫치킨야채찐빵'을 출시했다.

맛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릴 수 있도록 풍선껌의 크기를 향상시킨 제품도 눈에 띈다.

롯데제과(004990)는 불황기에 맞춰 지난 6월 기존 풍선껌보다 풍선 크기를 향상시킨 빅버블껌 '왓따껌'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기존 것보다 풍선껌 크기를 20% 이상 크게 불 수 있을 뿐 아니라 향도 보다 오랫동안 지속되도록 했다. 이 역시 풍선을 크게 불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점에 착안한 제품이다.

이처럼 불황기에 맛이나 기능 등을 변화시켜, 소비자의 사로잡으려는 업계의 노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경기가 침체될수록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입맛을 자극하는 매운 맛이나 달콤한 맛을 찾는 고객이 많아진다"며 "달콤한 사탕의 경우도 11월 매출이 전년 대비 39.4% 늘어나는 등 관련 상품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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