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산 수제 스포츠카 '스피라' 생산중단

김훈기 2012. 10. 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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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림네트 상장폐지 코앞··직원 절반 이상 퇴사, 공장 '스톱'대표 횡령혐의 검찰조사··무리한 사업확장 등으로 위기 자초스피라, 올 상반기까지 30대 판매 그쳐…A/S마저 중단 직전

【서울=뉴시스】김훈기 기자 = 국산 수제 스포츠카인 어울림네트웍스의 '스피라'(사진)가 생산 중지됐다. 회사 대표가 횡령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은 데다, 회사마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며 사실상 공장 가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회사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7일 "직원들 급여가 너무 많이 밀려있어서 일을 하지 않고 손 놓고 있다. 공장이 그대로 멈춘 상태라 스피라 생산도 사실상 중지됐다"며 "회사 대표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것이 화근이었다. 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까지 받아 사실상 무너지기 일보직전이다. 직원들과 회사 사이에 갈등도 심해 직원들이 기자회견까지 하려 했었다"고 말했다.

한때 70여명에 달했던 직원들도 현재는 공장이 있는 경기도 광주와 서울 양재동 본사를 포함해 20여명 가량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급여도 석 달 이상 지급하지 못하고 있으며 공장 임대료도 밀려있어 조만간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고 한다.

이 관계자는 "현재 공장 임대료를 못 내 쫓겨날 상황에 몰려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직원 급여도 작년부터 밀리기 시작해 현재는 석 달 이상 주지 못하고 있어서 직원 대부분이 회사를 떠났다"며 "한때 공장에 50명, 서울 본사에 20명 등 모두 70여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20여명 가량만 남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사장이 회사를 운영하면서 무리수를 많이 뒀다. 자동차 사업을 할 거면 그것만 했어야 했다"며 "자리를 잡은 다음에 여유를 갖고 외연을 넓혔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동시에 회사를 무리하게 확장하면서 이런 상황을 부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어울림네트웍스의 박모 대표는 2009년부터 3년 간 회사 돈 수백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횡령액은 회사를 인수하며 빌려 쓴 사채를 갚는 데 대부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입한 후 수억원을 현금화해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해외에 친척 명의로 식당을 열고 운영비 등을 회사 돈으로 충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 대표는 또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해 허위공시를 하고, 지난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자 자사 제품을 해외에 수출한 것처럼 자료까지 꾸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어울림네트웍스는 지난 5일 "횡령배임설 등에 대해 관련기관에서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나 구체적인 진행사항은 확인되고 있지 않다"며 "서울 지방 검찰청에 접수된 고소와 관련해 변호인단을 선임, 검찰 수사의 진행에 따라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어울림네트웍스는 지난해부터 횡령배임설, 가장납입설, 분식회계설이 흘러나오며 위기를 맞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 달 14일 거래소에 의해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되며 문을 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지난 8월24일 어울림네트웍스가 공시한 반기보고서를 보면 지난 6월30일 기준 당기순손실과 총 포괄손실이 각각 30억1500만원, 22억9600만원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회사의 자기자본은 34억8900만원으로 자본금보다 309억700만원이 부족해 자본금 대비 잠식률이 89.86%에 달한다.

당초 감사를 맡았던 세일회계법인조차 감사의견에 "(이런 상황은)회사의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불러 일으킬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만일, 회사의 자구 계획에 차질이 있어서 회사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하기 어려울 경우 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장부가액으로 회수하거나 상환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적었을 정도였다.

이에 어울림네트웍스는 상장폐지를 면하기 위해 지난 6월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주식분할 및 자본감소를 결의해 8월3일 현재 자본잠식률이 5.32%로 자본잠식을 해소했다고 같은 달 24일 공시하기도 했다. 회사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세일회계법인으로부터 외부감사를 받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어울림네트웍스는 2010년 8월 스피라 출시 이후 무리한 사업 확장이 이어지면서 횡령, 분식회계 등 루머가 끊이지 않았다. 결국 올해 3월8일 거래소는 어울림정보기술과 어울림네트웍스의 주권매매거래를, 상장폐지사유 해당여부 및 분식회계설 해소 때까지로 못 박아 정지시켰다.

결국 회사가 기울대로 기운 상황이어서 다시 스피라를 생산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미 판매된 차량에 대한 수리 등 A/S(애프터서비스)다. 당장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이후는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010년 8월 처음 출시된 스피라는 올해 상반기 기준 31대(국내 26대) 가량이 팔렸다.

한편 어울림네트웍스의 모그룹인 어울림그룹은 소프트웨어 개발·판매,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사업을 토대로 성장한 곳이다. 어울림네트웍스(CCTV, 보안영상, 자동차 판매) 외에 어울림정보기술(네트워크, 보안솔루션), 어울림엘시스(보안관제서비스, 전기바이크 제조), 인터콤소프트웨어(기업관리솔루션), 어울림모터스(자동차 튜닝 및 제조)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bo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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