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티슈사업 시작한 피아니스트 이루마 몽드드 사장
마음을 어루만지는 음악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이루마 씨(32, 사진 왼쪽). 데뷔 후 10년간 'Maybe' 'Kiss the rain' 등 숱한 히트곡을 만들어내며 연주가, 작곡가로 이름을 알려왔다. 그런 이루마 씨가 물티슈사업을 시작했다. 언뜻 보면 의아할 일이다.
"군 복무 중에 딸(이로운, 22개월)이 태어났어요. 제대하니 로운이가 2달밖에 안된 신생아였죠. 로운이를 돌보면서 어떤 물티슈를 사용할 땐 수분이 많아서 피부에 습진이 생기고, 어떤 물티슈는 예민한 아기 피부에 잘 맞지 않았어요. 새벽에 기저귀를 갈 땐 차가운 물티슈에 아기가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고요."
사업의 시작은 '내 아이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그는 바로 시장조사에 돌입했다. 영국 유학 중에 만난 둘도 없는 친구 유정환 씨(33)는 이루마 씨의 사업 구상에 기꺼이 참여했다.
"당시 우리나라에 물티슈 워머가 없었고, 간혹 있어도 수입한 제품이 전부였어요. 그래서 저희가 새로 항균기능까지 첨가된 물티슈 워머를 만들었어요. 특허를 내기 위해 신청도 해놨고요."
사업 아이템을 상품으로 만들기까지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우선 질 좋은 물티슈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원단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했다. 국내 대부분의 물티슈 원단이 중국산이었기 때문에 두 사장은 국산이면서 질 좋은 원단을 확보하기 위해 발로 뛸 수밖에 없었다. 두 사장은 판로를 확보하고, 생산공장을 찾기 위해서 인터넷쇼핑몰과 공장 10곳 이상을 돌아다니며 사업 구상을 설명하기 바빴다.
어렵사리 제품을 만들어 몽드드 물티슈가 첫 생산된 날짜는 지난해 6월 22일. 공장 관계자는 시범적으로 물티슈 1000박스를 만들어 "일단 한 달 동안 팔아보라"며 물건을 건넸다. 하지만 1000박스가 다 팔리기까지는 불과 5일이 걸렸다.
"물티슈시장은 한 달에 2~3개의 브랜드가 나타나고 사라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요. 이런 시장에서 몽드드 물티슈가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엄마들의 입소문 영향이 컸죠. 요즘 아기 엄마들은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거든요. '한번 사용해보니 좋더라'라는 소문이 나자 금세 판매량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현재 몽드드는 매달 30만팩(3만박스) 이상의 판매량으로 월매출 4억5000만원가량을 기록하고 직원 12명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다.
"사업이 잘 되면 이루고 싶은 꿈이 있어요. 저는 돈이 없어도 재능을 꽃피울 수 있는 음악학교를 만들고 싶고, 유 사장은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시설을 만들고 싶어 하죠. 어떻게 보면 몽드드는 우리가 꿈을 이루기 위한 통로예요."
사업이 잘 될수록 이루마 음악학교가 설립될 날이 앞당겨진다는 말이다. 앞으로 몽드드는 베이비로션과 친환경 소재로 만든 어린이 의류사업을 계획 중이다.
[윤형중 기자 hjy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57호(10.05.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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