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시대의 그림자,전력문제] 기업용 서버 1대,한 가정 전력량과 맞먹어

2007. 8. 2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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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기업용 서버들을 맡아 운용과 관리를 대행하는 IDC는 '정보화 사회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서울 서초동 하나로IDC의 경우 2만대의 서버가 입주해 있다. KT의 목동 IDC는 3만대, LG 데이콤의 논현동 IDC는 3만대 가량의 서버를 유치하고 있다. 이런 IDC들이 국내에 40여 곳 있다. 대기업이나 은행, 대학, 정부기관들은 자체 IDC를 구축하고 있다.

그런데 IDC들이 엄청난 양의 전력을 소비한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지면서 새로운 에너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연구원이자 스탠포드대 교수인 조나단 쿠미(Jonathan Koomey) 박사는 지난해 IDC의 전력소비량을 처음으로 계산해 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 있는 IDC들은 2005년 한 해 동안 총 450억㎾h(27억 달러)의 전력을 사용했다. 이는 미국 전체 전력 소비량의 1.2%에 해당한다.

스위스 연방 공과대학 산하 에너지경제센터(CEPE)는 2002년 국제에너지기구(IEA) 워크숍에서 "제네바와 취리히에 있는 데이터센터, 전산센터, 서버 팜, 인터넷 호텔 등이 2000∼2001년 사이 수십MW의 추가 전력 수요를 낳았으며 이는 이 지역 전체 전력의 10%에 해당하는 양"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IDC의 전력소비량을 보면 'IT산업=저에너지산업'이라는 생각이 단번에 무너진다. 2006년 KT 목동 IDC는 64억4000만원, LG데이콤 논현동IDC는 57억8000만원, 하나로 IDC는 50억5000만원을 각각 전기세로 지불했다. 신창환 하나로IDC 운영팀장은 "IDC 운영비의 35∼40%가 전기세로 나간다"고 말했다.

서버는 왜 이렇게 많은 전기를 쓰는 걸까. 우리가 인터넷을 쓰는 동안 IDC에 보관된 서버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일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전기는 서버를 동작시키는데도 필요하지만 서버 작동시 발생한 열을 식히는데도 들어간다. 초정밀 기계장치인 서버는 열과 습기에 취약해 항온·항습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IDC 관계자들은 항온·항습 장치가 쓰는 전기가 서버가 사용하는 전기보다 1.6배 정도 많다고 한다.

서버 2만대를 관리하고 있는 하나로IDC는 최대 1만4000㎾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제 소비전력을 1만㎾로 잡으면 서버 한 대당 소비전력을 500W(항온항습 포함)로 추산할 수 있다. KT 목동 IDC에 들어오는 전력은 2만㎾인데 서버 3만대를 운용하고 있다. 역시 소비전력을 1만5000㎾로 잡으면 서버 한 대당 500W쯤 쓰는 셈이다.

500W급 서버가 24시간 쉬지않고 일한다고 할 때 한 달에 360㎾h를 소비한다. 서버 한 대가 우리나라 전체 가정의 한 달 평균 소비전력량(220㎾h)보다 1.6배나 많은 전기를 쓰는 것이다. LG 데이콤 IDC사업부의 최영범 과장은 "30평대 아파트에 사는 가정의 경우 한 달 평균 300kWh를 쓰는데 1만㎾라면 30평 아파트 2만 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전력"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인구 20만의 충주시가 지난 한 해동안 13억2600만kWh를 썼다. 여기에는 가정용 뿐만 아니라 산업용, 상업용, 공공용 전력이 다 포함돼 있다. 서버 2만개의 하나로IDC가 2006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간 7340만㎾h, 서버 3만개의 KT 목동 IDC는 2006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8480만kWh를 각각 사용했다. 이를 통해 인구 20만의 도시의 총 전력소비량과 서버 40만대의 전력소비량이 비슷하다는 계산이 가능해진다.

IT시대가 발전하면 할수록 서버의 숫자는 계속 늘어난다. 검색이 일상화되고 온라인 상거래가 활성화되고 사이버 커뮤니티 활동이 늘면서 서버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온라임게임이나 온라인뱅킹 이용자의 증가, UCC 등 동영상의 증가도 서버 숫자를 늘리는 요인이 된다. 쿠미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내 서버들의 전력소비량은 5년만에 2배로 증가했으며 연평균 14%씩 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모두 몇 대의 서버가 가동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서버 숫자가 워낙 많기도 하지만 기업들이 영업비밀이라며 정확한 숫자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네이버를 서비스하는 NHN의 경우, 1만대 안팎의 서버를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T조사기관인 한국IDC는 지난해 국내에서 11만대의 서버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했다. 이 기관의 최진용 선임연구원은 "국내 서버의 증가율은 연평균 6.6% 정도"라면서 "2011년이면 한 해 15만대가 판매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순전히 기업용 서버의 증가만으로 3∼4년에 충주시만한 규모의 도시 하나가 새로 생겨나는 것과 같은 전력 수요가 발생하는 것이다. 공동기획=한국전기연구원, 블로터앤미디어, 국민일보 쿠키뉴스 탐사기획팀=정재호 팀장, 한승주·김남중·유병석·우성규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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