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꽉 막혀 유동성 빨간불.. 카드·캐피털發 '위기' 신호

2008. 11. 1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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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카드대란'의 악몽이 카드·캐피털사에 드리워지고 있다. 자금 조달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고 잠재적 연체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은행의 외화 유동성 지원에 이어 정부가 카드채 등 여신전문회사채권(여전채)에 구조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자금경색 심화되는 여신전문사=카드사들은 자금 조달의 60% 이상을 채권 발행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발행하는 채권(카드채)을 통한 신규 자금 조달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지난 5월 말까지 6%대를 유지하던 카드채(무보증 AA- 등급 2년물) 금리는 8.38%(7일 현재)까지 치솟았다. 만기 도래 카드채만이 근근이 만기 연장되고 있고 신규 발행 카드채는 기관의 외면 아래 개인투자자들만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4개 전업계 카드사의 전체 차입금 중 만기 1년 미만 차입금 비중이 30∼40%대에 이르는 상황에서 자칫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캐피털사는 사정이 더 좋지 않다. 캐피털사의 채권 발행 규모는 지난 7월 6172억원, 8월 5910억원, 9월 7398억원에서 지난달 1450억원으로 급감했다. 은행지주 산하인 우리파이낸셜과 하나캐피털은 각각 우리지주와 하나은행을 통해 3000억원, 2000억원의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도 어려운 나머지 중소 캐피털사는 '실탄'이 떨어져 자동차 할부금융 등 주력 영업은 현재 '개점휴업' 상태다. 자금줄이 막힌 상황에서 카드와 캐피털사가 지고 있는 채무 83조원(9월말 현재)이 금융권에 새로운 불안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캐피털발 금융대란 발생하나=2004년과 같은 금융대란이 재현될 가능성은 아직 낮다. 올 3분기 기준 전업 카드사 연체율은 3.28%로 지난해 말(3.79%)에 비해 낮아졌다. 또 자금 조달난과 관련, 카드·캐피털사는 11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에게 여전채의 만기연장 등 유동성 지원을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 은행과의 형평성과 세계 금융위기로 인한 피해라는 점에서 정부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안심하기는 이르다. 2004년 카드대란이 카드사들이 갑자기 한도를 줄이면서 연체율이 올라 발생했는데 최근 카드·캐피털사의 신용한도 축소가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캐피털사 이용 고객의 경우 시중은행 이용이 안 되는 저신용자가 많은 상황에서 캐피털사가 한도 축소와 대출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잠재적 연체 고객이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둔화와 그에 따른 고용불안도 연체율 상승을 부추길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 정성태 선임연구원은 "리볼빙 서비스가 증가하는 등 카드사의 연체율이 올라갈 조짐을 보이고 있고, 캐피털사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많이 물려 있다"며 "카드채의 만기 연장이 안 되는 등 상황이 악화되면 카드대란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규 전웅빈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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